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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와 진화에 대해

by 철학적 생각들

유전자변이는 철저히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진다.

변화된 유전자중에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이 살아남아 진화를 이룬다.

그런데 이 말은 순환논증이다.

살아남을 유전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이다.

살아남을 유전자는 실제로 환경에 적응했는지 여부로 뒤늦게 확인될 수 밖에 없다. 즉, 살아남은 유전자가 살아남는다는 순환논증밖에 되지 않는다.


적자생존과 무작위적 유전자 변위라는 진화론의 원칙은 창조론을 부정하는 것과 관련이 없다.

개가 번식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개는 현대에 와서 인간에게 품종개량당했다. 이는 자연의 변화와 상관이 없다. 인간의 개입으로 인하여 특정 유전자를 갖은 개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인간의 선호도 자연조건으로 본다면 개는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인간이 개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특정 품종들만 만들어 낸다면 그것도 자연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유전자를 창조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곧 개체들의 창조를 의미한다. 즉 인간의 선호라는 것을 자연적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특정 종을 창조하는 것을 부정하지 못한다. 창조여부는 적자생존과 별개로 존재하는 주제이다.


그렇다면 창조론에서 창조란 어느정도의 신의 개입을 말하는 것일까? 신이 인간의 유전자를 직접 창조했다면 창조론이 맞을 것이다. 만약 신이 의도적으로 운석의 충돌을 만들어내고 빙하기를 유도했다면 어떨까? 그로인해 지구의 유전자 풀은 전반적으로 변할 것이고 이또한 진화로 불릴 것이다.

이경우 신의 개입이 분명한데 신이 새로운 개체들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약하면 적자생존, 무작위적 돌연변이, 기타 다른 진화의 원칙들이 창조론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진화론은 창조론을 부정할 수 없다. 진화론의 원칙들이 옳기 때문에 창조론이 부정된다는 논리는 서로 다른 담론을 억지로 연결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신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는 신의 존재에 대한 담론과 같이 믿음의 영역이며 과학이 판단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과학이 증명하지 못하는 바와 같이 창조론이 그르다고 진화론이 증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유전자는 자기복제의지가 없다. 자기확장의 의지도 없다.

공룡의 멸종 원인을 개체수조절 실패로 인한 과번식이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공룡의 유전자는 단기적인 확장때문에 장기적인 확장을 잃게 된 것이다.

유전자가 자기증식의 의지가 있다면 장기적인 확장을 선택했어야 한다. 즉, 유전자는 생각, 추론, 미래예측을 할 수 없으며 아무런 의지도 가지고 있지 않다.

애초에 유전자가 무엇인지 정의되지도 않는다. 공간적으로도, 위상적으로도 정의되지 않는다. 그러한 유전자에 자기복제의 의지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개체의 보존과 생식의 목적이 유전자의 전달이라는 추론도 무의미하게 된다. 유전자라는 것, 유전자의 본래적 목적이라는 것이 유령같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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