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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컹리 Aug 03. 2017

2017. 6 .30

#27


   3년 전 어느 날이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재수학원을 관두고 혼자 공부 하던 때이니 아마 7월의 여름일 것이다.  평소에는 걸어 갈 수 있는 태장마루 도서관을 갔지만 그 날은 버스를 타고 영통 도서관에 갔다.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다.  


   중간에 볼 일을 보러 화장실에 갔는데 장애인 한 분이 계셨다. 그는 다리가 불편하여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나이처럼 보였으며 휠체어만 빼면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그는 소변기 앞에 휠체어를 세워 놓고 장애인용 평행봉에 몸을 기대어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상체를 앞으로 세우자 휠체어가 뒤로 밀려나 상당히 애를 먹고 있었다. 나는 그를 돕고자 맘을 먹고 그에게 다가갔다. 순간, 나는 내가 도움을 주면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보았다.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지 않을까.

환하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을까 .


그러나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단호하게 입을 굳게 닫은 채 내 도움을 손짓으로 거절하였다.


난 순간 당황하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에게 일방적으로 대했던 동정이 그에게는 불쾌할 수 있겠구나.

더 나아가 상처가 될 수도 있겠구나."



그 때 그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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