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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것 같아서 내가 길어지는 날엔

by 송유성

흰 새가 나오는 꿈은 길몽이래서

기대하고 복권을 사요

긁는 마음은 이미 꽝인지도 몰라요

현상된 사진도 사연이 있죠

이야기를 듣느라

시절이 하얗게 새요

우리는 장면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죠


나는 북두칠성을 본 것 같은데

당신은 우리의 토템만 기억하나요

같은 별이 이렇게 달라요


그래도 잘 먹고 살아야 해요

‘잘’이 별 두 개예요

‘먹고’라고 종종 오해하곤 하지만

덮은 마음에 삭은내가 나는 줄 알다가

익어가는 것을 알아요

흰 새는 당첨인 것 같아요


오래된 사랑은 가끔 화인火印이 될 텐데

어쩌죠

여전히 나는 걱정을 하고

그러니까 우리

헤퍼요

간도 쓸개도 낭만도 막 써요

때론 의미 있는 문신도 좋다고 여겨요


밤이 길어지고 있어요

나보다는 빨리 봄이 오길 빌어요

그건 잘 낭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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