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달리기의 낭만

by 송유성

겨울 새벽에 달리기를 하면 좋다.

겨울이기에 힘들지만 겨울이기에 느껴지는 감각이 있다.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어서 몸이 날이 서는 만큼 마음도 날이 선다.

일부로 해가 뜨기 전에 나가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돌아온다.

겨울은 해가 뜨기 직전에 몹시 어둡고 춥다.

아무도 없는 강변을 조용한 클래식을 작게 들으면서 달리면

나의 호흡소리와 탁.탁. 일정한 나의 발소리만 들린다.

나는 이곳에서 오롯이 나로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

여명은 산 너머서 밝아지고

나는 자세의 흐트러짐은 신경 쓰지 않고서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본다. 이름 모를 새들이 붉어지는 하늘을 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아무것도 부러운 것이 없다.

낭만은 부로 찾는 자만이 당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언젠가의 일기에 적었다. 나는 페이스와 킬로 수는 신경 쓰지 않는 한량 러너다. 나는 아름다운 경관 앞에 달리는 것을 멈추고 언제나 장면을 찍어 담아오는 사람이다. 그래서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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