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일에만 열중하던 애인에게 ‘그래도 우리는 인생의 마디를 잘 끊으면서 살아가야 해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돌아보면 쉽지 않은 삶이었지만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것은 작고 행복한 사건들이다. 엄마와 뜨거운 감자를 손으로 동글동글 말아서 만들던 고로케와 친구와 자잘한 생의 고민들을 나누며 울었던 해운대 앞바다와 애인과 아주 추운 겨울에 깡통시장에 가서 기름에 자글자글 구운 빈대떡을 나눠 먹던 고소함과 이별한 나를 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하동에 있는 쌍계사에 템플스테이를 가주던 언니의 다정함 그런 것들이 모두 인생의 마디다.
그런 일들은 저절로 자라나지 않아서 ‘애써’ 찾아해보아야 한다. 부산스럽고 조금 귀찮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오지 않는 일이다. 수많은 업무를 해도 기억에는 잘 남지 않지만 좋은 추억은 영원히 나와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대체로 즐거운 추억은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이번 주말은 친한 언니와 등산을 가서 컵라면을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