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곳에 살고 나는 온통 죽기로 하고

by 송유성

그러고 싶었겠지

짙은 밤 푸른 달이 뜨기를 기도하면서

도시에서 가깝지만 먼 것 같은 숲에서

오막집을 짓고 싶었겠지

그러면 나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따라갔겠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없어서 더 끌어안고 싶고

그러면 우리의 틈이 면밀히 느껴져

어제의 당신이 종종 뿌리를 내려버릴 것만 같고

그곳의 창문으로 보면 해가 뜨는 것이 보이나요

당신의 방에도 촛불을 켤 수가 있나요

하얗고 검은 것만 자라나게 하는 것은

어떤 다정이 있는지 알 수 있나요


그러나 나는 묵음으로 팻말을 걸어 두기로 해

불빛을 따라 날아가고 싶은 마음은

당신의 집을 함께 지으면서 모르는 척하고서

고백을 한다는 건

시작이 아니라 끝을 말하는 일일 텐데

한겨울에 산딸기를 따러 간다는 사람들


나는 당신의 사방을 지을 날에 태어나기로 해서

끝내 허물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염원을 낳았죠

내가 원하는 천국은 좁을 수도 있겠고

누군가의 마음이 무거워 가라앉는 날

종종 기구한 사연이 있는 수녀인 척을 해야지


당신은 어제도 맑고 내일도 맑아서

오늘이라도 죽길 바라는 기도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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