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by 송유성

주머니에 있던 뾰족한 것을 만지작

문득 마음이었나 생각이었나


부산 앞바다의 유리돌은

속초에서 흘러왔다고 믿어버리면 될 일인가

그게 당신이 가르쳐준 일이었던가


문득 하고 말하다 보면 아마도 하고 단정 지어지는데

불확실해서 아름다운 언약은

새하얀 면사포 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사슴이 불러주던 노래를 아나요

당신의 가슴이 한번 부풀다 꺼지면

다시 숨을 쉬지 않을까 초조해지지요

가지 못하는 진심은 내 탓이어서

허리를 둥글게 말고 잠자는 고양이나 되어버려야지

그러면 차라리 안에서 이팝나무나 피겠지

어떤 말은 안 하는 것이 더 진짜 같아서

묵음으로 악보를 쓰는데

연약함이 특기인 나는 자꾸 앵무새가 되어버리고


내가 당신을 제일 잘 안다는 말

무섭고

당신을 제일 잘 아는 사람도 사실 나라는 것도

저명하고


그러나 우리 어떤 것도 정답이라 하지 말자

모든 문항에 동그라미만 치다가

영영 달려 나가 볼 그런 놀이나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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