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는 누군가의 떠난 뒷모습을 보고 부산스러워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의 져가는 모습을 잊는 것에 가끔 성공하고 어떤 사람이 나의 눈동자를 쓰다듬는 모습을 잊는 것에 자주 실패합니다. 실은 매일 지는 것만 연습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하고 부르는 일들이 좋습니다. 오빠, 자기, 누구야. 하고 부르는 것보다 나는 당신하고 낮게 발음하고 당신을 높여 담고 싶습니다. 그렇게 눈물은 발화해서 태어납니다.
나는 아직도 첫 번째 애인의 집으로 도망친 일을 기억하고 두 번째 애인의 옥상에서 달을 보던 일을 기억하고 시를 쓰던 애인의 모든 시에 담긴 마음과 가장 아팠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애인의 혼자 먹는 저녁을 기억합니다. 나는 잊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 하루에도 몇 번씩 지는 사람이지만 그래서 더욱 나는 나를 위한 사람입니다.
어떤 이별은 아무 의미도 없고 어떤 이별은 생을 압축한 이별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렇게 나의 밤은 자주 길어지다가 흘러내리고는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