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부스스 눈을 뜨면 따뜻한 차를 먼저 내려옵니다.
이제는 제법 집에 책이 많아서 책장을 넘어서 바닥에 쌓아야 하지만 나만의 작은 도서관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까치집을 지은 머리를 하고서 어제 읽었던 책들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오늘 훔쳐 올 시인의 작은 사과와 응축된 이야기를 몇 권 고릅니다.
나름의 구역이 정해져 있어서 나는 내 책들이 어디 있는지 압니다.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이어서 다행이라 생각되는 점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가장 좋은 점은 삶이 힘들 때마다 선배님이 아주 많다는 점입니다.
모든 책의 내용을 다 아는 나는 경우에 따라 어떤 책을 읽어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지 압니다. 나에게는 아주 많은 인생 선배가 있습니다.
책을 너무 많이 넣어 가방끈이 찢어 진 적도 있지만, 덕분에 나는 친구도 선배도 많아서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책을 내 곁에 두고 산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