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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9. 2023
트로이 전쟁은 실화였다?
트로이 전쟁의 시대적 배경, 미케네 문명
BC 2000경, 그리스의 북쪽 산지로부터 남하해 온 아카이아인들은 그리스 본토 남부 각 지역에 여러 개의 소 왕국을 건설했다. 그들은 선진문물을 흡수하고 군사, 경제적 지위를 다져 BC1600 경에는 크레타에 대항할 만큼 그 힘이 막강해졌다.
그중 미케네가 가장 강력했으며 크레타 문명의 붕괴 후 지중해 각 지역의 교류에서도 지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미케네 유적지에서 발굴된 왕궁은 주 출입문인 사자문을 포함하여 크레타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비교적 개방적이었던 크레타 궁전에 비해 사방이 폐쇄된 요새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사자문19세기 무덤 빌굴 당시 17kg의 황금이 발견되어, 그 옛날 호메로스가 그의 서사시에서 미케네를 황금이 가득한 곳이라고 읊은 것에 설득력을 더하기도 했다.
우리에겐 미케네 문명보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쓰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 속 '트로이 전쟁'에 더 친숙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여신(테티스)과 인간(펠레우스)의 결합이라는 세기의 결혼식에 홀로 초대받지 못해 화가 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사과 한 알... 그로 인해 대 그리스 연합국들이 트로이라는 작은 나라를 상대로 벌인 10년간의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그 사과에 적힌 글귀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를 보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서로 자기 것이라고 우기게 되고, 후환이 두려워 누구 하나 나서지 않게 되자 결국 출생의 비밀로 이다산에서 목동생활을 하고 있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의 중책이 맡겨진다.
그는 그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내를 약속한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그 사과를 넘겨주게 되는데... 문제는 그 여인이 그리스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인 헬레네였다는 것이다.
파리스의 심판파리스가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도망쳐 가자 스파르타는 발칵 뒤집혔다. 메넬라오스는 즉각 그리스 동맹국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당시 가장 강력했던 미케네의 왕이 바로 메넬라오스의 형인 아가멤논이었다. 아가멤논은 그리스 전 도시에 전쟁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고, 한 때 헬레네의 구혼자였던 각 지역 영웅들은 그들의 옛 맹세에 따라 위기에 처한 스파르타를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여기에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인 오디세우스와 그가 없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신탁의 주인공, 아킬레우스를 비롯해 그리스의 걸출한 왕과 영웅들이 합세하게 된다.
트로이의 목마호메로스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신과 영웅들의 경쟁과 불화로 여기며 아름답게, 때로는 잔인하게 그렸고 인류는 오랫동안 트로이를 그저 하나의 신비로운 신화 속 도시로 여겨왔다.
하지만 1870년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 트로이로 추정되는 터가 발굴됨으로써 트로이가 실존했던 도시임이 밣혀졌다.
오늘날의 터키 서쪽 다르다넬스 해안에서 발견된 터는 무려 9개 층으로 덮여있었는데 그중 7번째가 트로이 전쟁 당시의 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트로이 전쟁의 실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트로이와 미케네 왕국이 서로 상업적으로 대립함으로써 높아진 긴장감 때문으로 추측된다.
미케네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요령껏 통제하면서 흑해지역에서 수익성 높은 무역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을 지키며 일종의 통과세를 요구하는 트로이인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켰고 결국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면서 전쟁이 발발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기원전 1200년 경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그저 세간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모아 한 편의 장엄한 대서사시로 엮은 호메로스... 먼 훗날 모두가 그저 아름다운 신화 속 도시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트로이를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찾아낸 슐리만...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몇 천 년 전 도시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이토록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