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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미 Sep 19. 2022

만보 걷기 앱 이벤트에 도전하다.

걷기 앱으로 창원 명소 곳곳을 누비다.

 

 올 1월, 함께 여행 갔던 친구로부터 걷기 앱을 소개받았다. 친구를 초대하면 각자 500 캐시씩 받을 수 있다며 년의 우리들은 기차 안에서 하하호호 소녀처럼 즐거워했었다. 만보를 걸으면 하루에 100 캐시까지 받을 수 있는 그 앱을 지금도 휴대폰 시작 화면으로 깔아서 즐겨 사용하고 있다.

5월 이후 기본적으로 하루에 만보를 걷는 나는 목표 달성에 의의를 두고 100 캐시는 그저 재미로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끔씩 함께 산책하는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걷기 앱에서 하는 이벤트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각 지역의 주요 명소를 방문해 5개의 스탬프를 찍으면 보상으로  5000 캐시를 받을 수 있다는 거였다.

매일 100 캐시만을 받는 나에게 5000 캐시는 로또에 다름 아니었다.

더구나 지인은 앱을 다운로드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다섯 군데를 찍고 5000 캐시를 받았다니...

숨어있던 나의 승부욕을 발동시키기에 모든 이 딱 맞아떨어졌다.


 나는 집으로 돌아온 즉시 남편을 부추겨서 걷기 앱을 연 다음 우리에게 해당되는 이벤트란 이벤트는 모두 신청을 하고 거금의 상금(?)이  걸려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진지하게 의하기 시작했다.


 10 개의 명소7 군데 정도는 우리가 가 본 곳이었다.

그중 우리 집과 가까운 가로수길은  일주일에 3일 이상 만보 걷기 코스로 애용하는 곳이기도 다.

그날 난 이미 지인과 7000보 이상을 걸은 후였지만 이미 예열을 끝낸 나의 의지에 남편이 들이부은 기름으로 그날 같은 장소를 또 방문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어이 목표 달성의 표시인 초록불 하나를 받아내고야  것이다.




 계획에 없던 걷기로 1만 5000보 이상을 걷고 나니 무리를 했는지 허리가 좀 아파왔다.

하지만 그마저도 크게 괘념치 않았다.

우린 네이버 지도로 지역의 위치와 동선을 파악한 후 남은 목표물 네 곳에 어떻게 가 닿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때의 우리 모습은 마치 일생일대의 전쟁을 앞두고 심각하게 전략을 짜는 참모진들을 방불케 했다.

일단 동선을 고려해 진해와 마산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공략하기로 하고 다음날의 일전을 가슴 설레며 기다리기로 했다.


 사실 9월 들어 더위도 한풀 꺾이고 큰 행사인 추석도 마무리한 후라 이제 슬슬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둘 다 일을 그만둘 때 애초에 목표했던 대로 어디론가 멀리 떠나 있을 때를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환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조금 두렵기도 한데다 연일 들려오는 태풍 소식에 선뜻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일단 장기 계획이 잡힐 때까진 하루하루 가까운 곳으로 워밍업 겸 다니고는 있었지만 여행에 초보인 우리들에게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게 그리 녹녹치만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자칫 무기력해질 수도 있는 생활에 자그마한 활력을 줄 수 있어서 더욱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더구나 내가 사는 도시 창원을 구석구석 알아 가는 과정이다 보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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