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 이미령 작가의 책을 읽고
1. 방학과 특강, 그리고 아침 준비
“방학인데~~ 놀고 싶다~~”
아이들이 외치는 걸 보니, 특강이라는 단어도 결국 아이들에겐 ‘공부’로 느껴지나 보다.
“특강 설문에 참여하겠다고 했으니 예약한 거나 마찬가지야. 약속이니까 귀찮아도 가야지.”
아침 식사를 정리하며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들 학교 갈 준비를 챙겼다.
그런데 말은 그렇게 해도, 딸은 9시 수업에 늦을까 봐 옷 갈아입고 양치·세수를 5분 만에 끝내버렸다. 그리고 8시 47분부터 “빨리 나가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2. 주말 모닝커피를 ‘데이트’로
남편이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사이, 나는 주말마다 반복하던 ‘남편과의 모닝커피’ 리추얼을 조금 변형해 보기로 했다. 오늘은 별다방 데이트다.
그 순간, 옷장 모서리 틈에 묻혀 있던 책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읽을 책, 반납할 책을 챙기고 거울 앞에 섰다.
아무렇게나 뻗친 앞머리를 가지런히 다듬고 왁스로 고정하며, 살짝 웃는 내 얼굴을 마주했다.
이 상황이 마음에 든다.
일요일 아침, 남편과의 뜻밖의 데이트.
3. 휴대폰에 대한 질투와 마음 다잡기
남편은 손에 딱 맞는 휴대폰을 참 좋아한다. 작은 화면에서 쏟아지는 영상과 정보, 그리고 거기서 얻는 도파민이 그를 붙잡고 있는 듯 보였다.
어느 순간, 나는 그 기계에게도 질투심을 느꼈다.
‘대체 얼마나 자존감이 낮아진 걸까, 내가…’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행복할 때는 그냥 행복으로 충만하자. 제발.’
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찾는 나 자신을 꾸짖으며, 다듬은 앞머리를 한 번 더 만졌다.
‘책이나 읽자.’
4. 책 속에서 만난 문장
오늘 카페에서 펼친 책은 **이미령 작가의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였다.
읽는 중간중간 남편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 웃음이 터져 민망한 순간도 있었지만, 책 속 문장을 놓지 않으려 애썼다.
작가는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를 예로 들며,
‘안다는 것’과 ‘본다는 것’에는 주관이 깊이 개입해, 일부분을 전체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이 곧 선입견이다라고 말했다.
그 문장이 머리를 세게 울렸다.
대상을 온전히 바라볼 때 비로소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안다고 믿는 나의 생각이 오만이자 편견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늘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5. 오늘의 질문
오늘 내가 품은 생각들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좋은 생각과 좋은 글로 내 하루를 엮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