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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는 사장님 Nov 26. 2023

더 이상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모으지 않습니다.

 연말을 알리는 신호탄, 나에겐 프리퀀시다.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한 미션음료를 마셔가며 17잔의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고 받아낸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내 새해 소망을 꾹꾹 눌러 담는 하나의 의식이었다.


 가만 보자, 올해의 미션음료는 무엇인가?

토피넛라떼

핑크캐모마일릴렉서

말차크림브륄레라떼

더블에스프레소크림라떼


 이름도 어렵구나, 토피넛라떼를 제외하곤 내 취향에서 벗어났다. 그럼에도 다이어리를 손에 넣어야 하기에 하나씩 마셔야겠지. 이렇게 철저히 소비자의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한참이나 빠져있는 브런치 글쓰기 동지들을 이끌어주시는 이은경 선생님의 다이어리 판매, 이미 마음은 그쪽으로 기울었다.


 슬초브런치클럽 강의가 있던 오늘,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일찍 서울역에 도착해 본다. 주제도 어쩜 그리 잘 뽑아내시는지, 내향형 인간의 슬기로운 이중생활이라니, 바로 내 얘기 아니던가? 바야흐로 내향형 인간 시대란다. 비대면의 시대이고 , 기록과 단톡방의 시대, 스마트폰의 시대, 이메일의 시대, 온라인 콘텐츠의 시대,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 아닌가? 저 선생님은 어떻게 세상을 꿰뚫어 보시는지. 무엇보다 선생님의 미모와 날씬함에 눈을 떼지 못했다. 연예인을 보면 이런 기분일까?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맥주를 홀짝인 내가 못내 부끄럽다.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그 일을 했다. 어린 나이에 기관장으로 발령받아 30명의 직원들과 함께 아이들을 구하는 일을 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 삶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딸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어 퇴사를 했다.


 하지만 어찌 인생이 생각처럼 쉽던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의 여동생과 그런 딸을 지켜보는 시부모님, 매일이 노후가 걱정인 권여사님과 최여사님, 떠밀리듯 반찬가게를 인수하고 키워가며 겪었던 걱정과 혼란, 진로고민, 그 안에서 불안과 우울을 넘나들었다.


  그 사이 아이는 크고, 작았던 가게도 매월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겨우내 고개를 든 2023년 11월, 10개월 만에 브런치에 글을 썼다. 그 글은 조회수 5만 회를 넘겼다. 한번 쓰기 시작하니, 속도가 붙고, 재미가 붙고, 하찮은 나의 글을 보며, 라이킷도 눌러주고, 댓글도 남겨주는 따뜻한 사람들의 다정한 시선을 느끼니 계속 쓰고 싶어졌다. 무엇을 쓰고 싶은가 하니, 성장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라고?' 에라이 퉤! 하며 혀를 차던 자기 계발서는 경단녀, 부모님의 노후, 대출금, 딸아이의 학원비로 불안하던 나를 살렸다. 대놓고 돈 이야기를 해서 품위 없어 보이던 경제 경영서는 손님에게 절절매는 초보사장을 살렸다. 어떻게 내 딸아이를 잘 키워 내 볼까? 어떻게 하면 작은 가게를 더 키워가 볼까? 어떻게 하면 나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에 대한 몸부림으로 수많은 자기 계발서와 경제 경영서 읽었다. 그리고 마음에 남은 단 하나의 단어, 자기개발이다(표준국어 대사전에서는 ‘자기 개발’과 ‘자기 계발’을 비슷한 말로 보고 있다. 다만 뜻을 고려하여 '개발'과 '계발' 중 알맞은 단어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 자기 개발 - 자기에 대한 새로운 그 무엇을 만들어냄. 또는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 따위를 발달하게 함. 자기 계발 - 잠재되어 있는 자신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움. 여기에서 나는 잠재되어 있는 재능이 있다기보다는 재능을 발달시켜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되기에 자기개발이라고 표기한다).


 대단한 발전의 결과를 이룬 것도 아니고, 여전히 자기개발에 목말라 책을 읽는 나는 성장하고 싶은 나와 엄마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글을 너무 잘 쓰려고, 글을 통해 대단한 성공을 이루려고 애쓰지 않겠다. 그저 글들을 하루하루 차곡차곡 모아가봐야겠다. 그 끝엔 무엇이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2023년 프리퀀시를 모으지 않겠다. 매년 프리퀀시를 모아 받아내던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이별을 고한다.  2024년 슬초브런치클럽의 다이어리와 함께하기로 한다. 그리고 프리퀀시를 모으듯 내 글을 모아가겠다.


 최고의 2024년, 하트(내가 하트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아시고 하트까지) 슬초브런치클럽의 다이어리와 함께 최고의 2024년을 만들어 가보겠습니다♡



시 프리퀀시 필요하신 분 계신가요?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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