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달래는 법
끝이 보이지 않던 뜨거운 여름,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매미들의 울음 소리도
기억의 저편으로 멀리 사라져버렸다.
하품을 하고
눈을 비비다보니
어느샌가 무더위는 잦아들고
새로운 계절이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을 바람은
봄바람과 다르게
시원하지만 약간의 쌀쌀함이 느껴졌다.
가을이 주는 계절감은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가을 공기를 한 껏 깊게 마셔봤다.
겨울의 공기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
‘쌀쌀함’에 ‘쓸쓸함’이 더해져 그런가보다.
그 “특유의 공허함, 외로움, 한적함이 담겨있는 공기”는
나의 폐를 거쳐 내 몸 깊숙히 들어갔다.
여름엔 푸른 나뭇잎으로 생기 넘치던
집 앞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가을엔 굉장히 처량해보였다.
어쩌면 이 녀석도 ‘쓸쓸함’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찰나의 가을을 삼키고
바싹 마른 단풍잎들을 밟으며
소리에 쾌감을 느끼다 보니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이번 겨울은 왜일까.
유독 더욱 외롭고 쓸쓸하다.
처량하다.
어딘가 비어있다.
매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이 있다.
여름에는 상큼한 복숭아, 수박과 같은 제철 과일.
겨울에는 따뜻한 라떼.
추운 겨울, 옆구리가 시려올 때면 라떼로 처방한다.
1. 추운 겨울 바람에 몸을 충분히 노출시켜준다.
2. 오들오들 떨 정도의 상태를 만들어준 후에 카페에 들어간다.
3. “따뜻한 라떼 한 잔 먹고갈게요.” 라고 이야기한 후 햇볓이 잘 드는 자리에 앉는다.
4. 두 손을 비비며 추위를 더욱 더 느낀다.
5. 커피가 나오면 그 즉시 한모금, 입 안 가득 깊게 마신다.
6. 씁쓸한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고소함을 충분히 느껴준다.
7. 가급적이면 식기 전에 뜨거움을 충분히 즐긴다.
8. 커피를 다 마시면 또 다시 추운 겨울 바람에 몸을 충분히 노출시킨다.
9. 또 다른 카페로 향한다.
다음 카페에 들어왔다.
따뜻한 라떼를 주문한다.
사람들은 제각각 할일을 하고 제각각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라떼를 한 모금 더 마신다.
두 눈을 감고 그들의 목소리와 함께 맛을 음미한다.
고소함, 따뜻함, 그리고 ‘설렘’이 느껴진다.
언젠가, 매정하고 날카로운 겨울도 지나갈 것이다.
다들 뭐하고 있는가!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따뜻한 라떼로 식어버린 마음을 충분히 달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