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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맵다 쓰다 Feb 08. 2020

신종 바이러스가 두려운 이유.

흡사 극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재난영화에서 본 것 같은 모습이다.


황사는 흙빛으로 덮인 하늘이 눈에 보이기라도 한다.

미세먼지라면 정확도가 어떻든 간에 수치로 측정해  경고라도 날려준다.


이건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 것일까..

'신종이라...'


신종이라 '사례정의'가 계속 바뀐단다. 미리 수집된 데이터가 없으니 전파,변화하는 양상에 따라 다른 대처를 해야하니 현재 진행형의 상태다.


애고 어른이고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단어는 모두 알지만 어떻게 대처하라는 건지 속 시원하게 알지 못한다.

마스크를 쓰고  그저 손을 자주 씻으란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말 그대로 신. 종.

새롭게 발견되거나 개량(변형)된 것..


처음 봐서  겪어보기 전엔 답을 낼 수 없다는 말이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에 해마다 빠지지 않고 미래를 상상하거나, 환경오염을 주제로 표어나, 그림, 글짓기 같은 걸 했었다.

환경오염에 관련된 주제가 나오면 꼭 나오는 게 공장폐수로 죽은 물고기,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는 그림이 발에 차이게 그려졌다.

물을 돈 주고 사 먹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그리면서도 진짜  일어날 가능성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물에 대한 가치는 돈을 내고 먹는 것이 아니라 끓인 보리차 정도거나 산속 약수터에 따라 올라가서 아무나 입을 댄 플라스틱 바가지를 물로 한번 헹궈내 마시고 가져간 빈 통 가득 채워 봇짐처럼 지고 내려오는 노고로 족했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생수가 집으로 배달되는 시대가 왔고 지금 우리는 외출 전 미세먼지 수치를 체크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게 더 이상 유난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다.




마스크로 동여맨 답답한 얼굴들을 보고 있자니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지금의 현실이 현실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안 간다.


이렇게 우리는 어떤 신종이 펼쳐질지 모른 체 살아가는 것 같다.

생각보다 수월할 때도 있고 나빠지기도 하고 예상이 꼭 맞지도 않고 언제든 준비되지 않은 것들을 만날 수밖에 없다.


어디에 있는지, 누구를 매개로 감염되어 전파될지도 모르는 신종 바이러스처럼 살아가면서 좌절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체보다 더 큰 두려움으로 찾아온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미래가 그렇고 실패가 그렇고 걱정이 그렇다.


하나를 정복했다고 우리에게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또다시 신종이라는 이름을 달고 조금 다른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생긴 두려움은 겪어보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떨어지기 직전의 순간이 롤러코스터에서 가장 무서운 것처럼

바로 지금이, 내가 상상한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다.

   


마스크를 챙겨 콧잔등에 와이어를 잘 맞추고 문을 나서는데 문득, 이 종이 마스크 한 장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패 같다.

집에서 세상으로 알 수 없는 대상에 맞서기 위해 출정 나가는 나에게 줄 수 있는 방패 한 장..


오늘도 나는 삶의 불확실성이란 두려운 마음에 마스크 한 장을 주고 그렇게  나의 삶으로 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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