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손상원짐 다이노 문제(노란색 홀드, 검은색 난이도)1.
클라이밍을 시작한 이후로 홀드를 잡고 이동할 때를 제외하면 홀드에서 손과 발을 뗄 일이 없었는데, 드디어 나도 처음으로 홀드와 멀어질 수 있는(?) 경험을 해보게 됐다.
열 번째 수업 때 배운 게 바로 데드포인트와 하이스텝인데 데드포인트는 중력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찰나의 순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이스텝은 한쪽 발을 더 높은 곳에 있는 홀드에 디딘 상태로 반대쪽 발을 떼면서 일어서서 멀리 있는 홀드를 잡는 기술로, 두 발이 일직선상에 있는 상태에서 그냥 일어서서 홀드를 잡을 때보다 더 멀리 있는 홀드를 잡을 수 있어 유용하다. 그리고 하이스텝은 홀드에서 양 발을 떼고 뛰는 기술인 런지와 다이노의 토대가 된다. 하이스텝처럼 한쪽 발이 더 높아야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데, 양쪽 발이 높으면 골반이 뒤로 빠져서 반동을 만들기가 어렵고 양쪽 발이 낮으면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뛰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이스텝을 처음 연습할 때는 자꾸 왼쪽 발을 높은 곳에 두고 오른손을 뻗거나 오른쪽 발을 높은 곳에 두고 왼손을 뻗어서 아직도 손이랑 발을 헷갈리면 안 된다고 강사님께 한소리를 들었지만 나중에 혼자 연습할 때는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그냥 일어서면서 홀드를 잡을 때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홀드를 잡을 수 있는 게 신기했고, 한쪽 손과 발이 동시에 홀드에서 떨어지는 느낌도 묘했다.
2.
하이스텝을 많이 연습한 후에 런지를 배워서 그런지 런지는 처음부터 굉장히 잘 됐다! 하이스텝과는 달리 홀드에서 양쪽 발을 다 떼야한다는 게 조금 무섭기는 했지만, 한쪽 손으로 홀드를 구명줄처럼 붙들고 있어서 안심이 됐다. 런지를 처음 해보기 전에는 강사님이 잡으라고 하신 홀드가 굉장히 멀어 보였는데(과장 조금 보태서 홀드와 나 사이의 거리가 5m쯤 되는 것 같았다) 막상 런지로 홀드를 잡아보니 이렇게 가까운 거리였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런지와 다이노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목표 홀드를 못 잡고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지 본격적으로 기술을 배우기 전에 강사님과 낙법 연습을 많이 했는데, 뒤로 구르는 건 많이 해봐서 쉬웠지만 옆으로 구르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옆으로 뛰다가 잘못 착지하면 발목을 다치기 쉽다니 낙법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다이노를 처음 배울 때는 솔직히 조금 긴장이 되고 가슴이 콩닥거렸다. 런지를 배울 때는 한 손이라도 홀드를 잡고 있으니 덜 무서웠는데 이제는 양손을 다 떼야한다니...!
인스타그램에서 위로든 옆으로든 멀리 뛰어서 홀드를 잡는 클라이머들의 영상을 볼 때마다 "와, 대단하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내가 저렇게 뛴다고 상상을 하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았는데 드디어 나에게도 그날이 온 것이다.
강사님과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충분히 푼 후에 낙법 연습을 조금 더 하고 다이노를 시도해 봤는데, 뛸 때마다 벽에 부딪힐까 봐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자꾸 몸이 뒤로 빠지는 바람에 홀드를 잡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어찌어찌 홀드를 잡았을 때는 반동을 제어하고 발정리를 하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다음 홀드로 진행하기 전에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지에서 한 손만 더 떼면 되는 건데도 양손과 양발을 다 뗀다는 게 괜히 무섭게 느껴졌던 것 같다.
첫 다이노 수업 이후로 약 반년이 지난 지금은 다행히도 다이노를 잘하는 편인데, 뛰는 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까지 연습을 계속하고 다이노 문제가 보일 때마다 뛰어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홀드에서 손과 발을 떼면서 뛰는 순간부터 벽에 부딪힐까 봐 무서워서 몸이 저절로 뒤로 빠졌었는데 이제는 겁이 없어져서 그런지 거의 벽에 박을 기세로 바짝 붙을 수 있게 됐다. 헬스장에서 점프 스쿼트를 많이 한 것도 다이노를 할 때 더 높이 뛰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처음에는 일직선으로 뛸 때 반동을 여러 번 주는 편이었는데 반동을 많이 줄수록 힘이 빠진다는 조언을 듣고 가급적이면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바로 뛰려고 해 보니 힘도 덜 들고 더 수월하게 뛸 수 있었다.
한동안 다이노를 너무 많이 했더니 손목 힘줄에 염증이 생겨서 정형외과에 갔다가 약간의 잔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무서워서 기술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억울한(?) 상황은 더 이상 없으니 만족한다!
왕초보의 클라이밍 노트 #5 데드포인트, 하이스텝, 런지, 다이노
(1) 데드포인트
중력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찰나의 순간
꼭 하이스텝이나 런지, 다이노를 쓸 때가 아니어도 위로 등반할 때 데드포인트를 잘 쓰면 힘을 아낄 수 있다!
연습 방법 1: 삼지점 자세에서 양손으로 홀드를 잡은 상태로 팔을 세게 당기면서 일어서서 몸을 벽에 붙이면서 데드포인트를 만들고 박수를 친 후 다시 홀드를 잡는다.
연습 방법 2: 1번과 동일하게 시작하되 박수를 치는 게 아니라 위쪽에 있는 홀드를 잡는다. 홀드를 잡았으면 다시 팔을 세게 당겨서 데드포인트를 만들고 앉으면서 아래쪽 홀드를 잡는다. 일어서는 순간에 팔로만 당기는 게 아니라 발도 세게 밀어줘야 더 확실하게 데드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연습 방법 3: 한 손은 뒷짐을 지고 다른 한 손으로만 홀드를 잡고 데드포인트를 만들면서 옆으로 이동한다. 발을 먼저 보내서 잡을 홀드 기준으로 삼지점을 만든 후에 홀드를 잡는다.
(2) 하이스텝
한쪽 발이 더 높은 상태에서 일어서면서 반대쪽 발을 떼고 멀리 있는 홀드를 잡는 기술
오른손이 나갈 거면 오른발, 왼손이 나갈 거면 왼발이 높아야 한다
홀드를 잡은 후 발정리가 끝날 때까지 반대쪽 손(오른손이 나가는 경우 왼손)은 놓지 않는다
목표 홀드를 잡지 못하면 억지로 버티지 말고 반대쪽 손을 놓고 떨어진다
(3) 런지 & 다이노
런지: 홀드에서 한 손과 양발을 떼고 뛰어서 다음 홀드를 잡는 기술. 목표 홀드를 잡은 후 발정리를 먼저 하고 합손을 하거나 다음 홀드로 진행한다.
다이노: 홀드에서 양손과 양발을 모두 떼고 뛰어서 다음 홀드를 잡는 기술
하이스텝 자세에서 위쪽 홀드를 밟고 있는 발로 일어서면서 골반을 벽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뛰면 좀 수월하다. 처음 연습을 할 때는 벽에 부딪힐까 봐 무서워서 자꾸 몸이 뒤로 빠지는데, 최대한 몸을 벽에 바짝 붙이려고 해야 목표 홀드와 멀어지지 않는다.
위로 뛸 때는 반동을 여러 번 주면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안 힘이 빠지므로 한 번만 앉았다 일어나면서 바로 뛰거나 최대 두 번 정도만 반동을 주는 게 적당하고, 너무 깊이 앉으면 마찬가지로 힘을 낭비하게 되므로 적당한 깊이로 앉았다 일어서는 게 좋다고 한다.
반대로 옆으로 뛸 때는 반동을 여러 번 줘야 더 멀리 뛸 수 있고, 팔에 힘을 빼고 손끝과 어깨에만 힘을 줘야 자연스럽게 큰 반동을 만들 수 있다!
런지나 다이노를 사용해서 홀드를 잡았을 때 어깨에 힘을 빼고 축 늘어뜨리면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홀드를 잡지 못하고 떨어지는 경우에 대비해 낙법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홀드를 잡은 후 빠르게 반동을 제어하기 위해 벽을 가볍게 발로 차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