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의자 28편 연재 회상과 작가님의 조용한 위로
프롤로그
브런치 작가가 된 지 80일, ‘아버지의 의자’ 연재를 28편 이어왔다.
두 차례 마음이 멈춰 서고, “왜 글을 써야 할까” 질문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늘의 연수는 그 멈춤 속에서 작은 불빛을 찾는 시간이었다.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이수지 작가님을 만나, 글쓰기의 새로운 위로와 힘을 얻었다.
오늘 저의 모습이 공개되었네요.
연수 중 작가님께 질문한 것
오늘 나는 솔직하게 질문했다.
“브런치 글을 연재하며 슬픔과 눈물이 많았습니다.
작가님은 글을 쓰시면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어떻게 회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글을 쓰며 구독자나 독자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시는지요?”
작가님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슬럼프는 누구나 겪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회복 방법을 찾는 것,
글이든 그림이든 자기 방식대로 꺼내 놓으면 그게 이야기이고,
독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너무 신경 쓰려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말이 오래 마음속에 남았다.
잘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잠시 멈춰도 괜찮다.
다시 천천히 손을 뻗는 순간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수지 작가님의 그림이 가진 힘
작가님의 그림에는 말이 거의 없다.
그런데 장면이 흐르고, 감정이 번지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작은 움직임 하나로 공기가 바뀌는 영화 같은 시선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이야기가 완성되는 섬세한 연출
색과 선만으로 마음의 결을 건드리는 묵직한 감정
그림을 오래 바라보면, 파도가 밀려왔다가 잦아드는 리듬처럼
마음 한쪽이 살짝 흔들렸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이야기다.
‘파도야 놀자’가 전하는 말 없는 문장
대표작 파도야 놀자는 한 줄의 문장도 없다.
하지만 아이의 두려움, 장난, 호기심, 웃음… 모든 감정이 그림 속을 헤엄치듯 지나간다.
파도는 아이를 밀어냈다가 다시 다정하게 안아주고, 결국엔 아이의 웃음을 돌려준다.
그 장면을 바라보면 삶도 파도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밀려왔다가 사라지고, 다시 밀려오며 우리를 조금씩 성장시키는 거대한 흐름.
오늘 연수 속 음악과 악기
연수 중 흐르던 음악은 마치 작가님의 그림과 마음을 이어주는 선율 같았다.
바람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멜로디 속에는 다섯 악기가 함께 있었다.
플루트(Flute) – 맑고 가벼운 숨결처럼 공간을 채우는 소리
오보에(Oboe) – 부드럽지만 깊이 있는 감정의 울림
클라리넷(Clarinet) – 따뜻하고 온화하게 마음을 감싸는 음색
호른(Horn) – 장엄하지만 섬세하게 장면을 강조하는 힘
바순(Bassoon) – 낮고 안정감 있는 톤으로 이야기를 받쳐주는 존재감
이 다섯 악기가 만드는 선율은 그림 속 파도처럼 부드럽게 마음을 움직였다.
작가님의 그림과 음악이 만나, 내 마음속 이야기의 파도가 조용히 출렁였다.
그 순간, 글쓰기 에너지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의 의자’ 28편 연재와 오늘의 깨달음
‘아버지의 의자’ 28편 연재 속 나는
때로 울고, 때로 멈췄다.
그럼에도 연재를 이어온 지금, 오늘 작가님과의 만남은
나에게 글쓰기의 의미를 다시 알려주었다.
글을 쓰는 일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가는 마음을 기록하는 것,
멈추더라도 다시 손을 뻗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과정임을.
오늘 마음에 남은 한 문장
연수가 끝날 무렵,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이야기는 꼭 글로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기한테 자연스러운 방식이면 그게 바로 이야기예요.”
그 말이 오래 마음을 붙들었다.
오늘 나는 다시 쓰려한다.
‘아버지의 의자’ 28편 속 나만의 문장으로,
나만의 속도대로, 나만의 파도처럼.
작가의 말
이번 연수를 통해 나는 배웠다.
잘 쓰려고 애쓸 필요 없다는 것,
잠시 멈추는 순간도 의미 있다는 것,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버지의 의자’는 단순히 일상의 기록이 아니라
내 마음과 아버지의 삶, 그리고 글을 사랑하는 나 자신과의 대화임을 다시 느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아버지의 기적을 주제로 한다.
작은 일상 속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삶과 사랑,
그리고 글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기억들을 담을 예정이다.
독자와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