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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혼의 미립자 Apr 26. 2022

흥이 나는구나~ 냥냥 냥타령~

매일 저녁 만나는 나의 길고양이, 우리 냥이를 만나면 첫마디는 일단 서로 부르기. “‘냥아~” 하면 “야옹~”

때로 숨은그림찾기처럼 풀 숲에 쏙 들어가 있을 때는 미처 내가 발견하지 못해 냥이가 먼저 “야옹~”하면 내가 “냥아~’ 대답하곤 한다.     



그렇게 만나서 밥자리 가면 난 비닐 한장 깔며 식사를 차리기 시작하고, 냥이는 두 발 다소곳이 모으고 기다리고 있다가 차려진 밥상을 받는다. 냠냠찹찹 맛있게 먹기 시작하는 냥이. 그때부터 우리의 대화가 시작된다. 드시느라 바쁘기 때문에 주로 나 혼자만의 대화가 되어 버리는데. 이때 난 독백인듯 방백인듯 애드립인듯 랩인듯 혼자 지껄이다가 급기야 타령까지 한다.이를테면 이런 것.     


냥이냥이~ 우리냥이~
귀염둥이~ 우리냥이~
이쁜냥이! 똑똑냥이!기특냥이! 착한냥이!
냥이냥이~ 우리냥이~     

‘냥이냥이~’ 이 부분은 흥겨우면서도 부드럽게 연결되며 높낮이를 적절히 살린다. 이윽고 ‘이쁜냥이!’ 부터는 나름 하이라이트라 높은 음으로 짧게 쳐 주며 강하게 불러준다. 그리고 다시 부드럽게 마무리~  




이러다가 우리 냥이가 특히 이쁜 짓을 할 때면 내 타령은 변주곡이 된다. 텐션이 팍팍 올라가며 동시에 발음이 확 짧아지는데. 예를 들어 나무에 스크래칭을 열정적으로 할 때면,    

 

오구오구~
우리냥이 짤한다~ 짤한다~
우리냥이 짤한다~     


할짝할짝 야무지게 그루밍을 할 때면,     


오구오구~ 깔끔냥이~
누가 갈켜줬쪄~ 우리냥이~
그루밍하는~ 깔끔냥이~

가끔씩 나를 빤히 쳐다보녀 '아아옹~' 과 함께 하트 눈빛을 발사할 때면,


오구오구~ 이뽀이뽀~
우리냥이~ 넘무이뽀~그랬쪄~? (뭘? ㅋㅋㅋ)
알아쪄~ 알아쪄~ 이뽀~     


이렇게 우리 냥이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되며 평소 안하던 짓까지 하게 된다.




어쩌다 술 한잔 마시고 간 날에는 그 흥이 더 차올라 세상 주접은 다 떨고 오는데. 어느날은 쭈그리고 앉아 냥이한테 실컷 수다 떨고 타령 몇 곡조 뽑고나서 끙~ 일어나는데. 바로 앞 벤치에 사람이 앉아있는게 아닌가! 하...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운동복 입은 건장한 여자가 온갖 혀짧은 소리에 일찌기 들어본적 없는 노랫가락을 맘껏 내지르더니 벌떡 일어난다라... 마스크가 또 한번 고맙고 또 고마울 뿐. 하지만 우리 냥이를 향한 흥겨운 냥냥 냥타령은 오늘도 계속된다.          


그녀의 냥타령은 중독성이 있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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