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짧은 인간의 먹는 인생 이야기 ep.14
“게장을 대체 무슨 맛으로 먹어?”
저희 엄마가 했던 말입니다. 유년기 시절의 입맛은 그 집안의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결정한다는 말, 제가 했던가요? 특히 게장은 그 음식의 특성상 미성년자인 제가 어디 가서 따로 먹어 보기도 힘들었고, 제가 의도하지 않는 이상 접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스무 살 평생 게장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스무 살 중반까지도 게장과 연이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한평생을 ‘게장=맛없어’라고 살아왔던 사람이 스무 살이 넘었다고 해서, 새로운 음식들에 도전 정신이 생겼다고 해서 쉽사리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너 게장 주면 먹어?”
순간 생각했습니다.
‘나 게장 별로 안 좋아하는데.’
또다시 생각했습니다.
‘나, 게장 별로 안 좋아하나?’
그리고 언니에게 답을 보냈습니다.
‘게장? 먹지~!’
그렇게 선물 받은 게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매콤한 양념도, 몰캉몰캉한 살도 밥과 함께 먹으니 술술 들어가는 맛이었습니다. 먹다가 양념을 튀겨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