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과자같은 소설
집에서는 인기 폭발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밖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하나쯤 그럴듯한 놈을 꼬시는데 성공하면 반 미치광이 같은 우리 식구들이 놀래켜서 쫓아버렸다.
혹시 저녁 식탁의 저주를 무사히 넘기는 간 큰 남자가 있더라도 작은오빠가 차에 태워서 빛의 속도로 한번 달려주면 끝이었다.
나는 네 아빠를 정말로 사랑했고 네 아빠도 그랬단다. 우린 정말 치열하게 사랑했어. 그렇게 죽을 만큼 사랑했다는 점이 중요한 거야. 끝까지 잘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끝나더라도 크게 여한은 없어. 인생을 건 진짜 사랑은, 그 자체로 훈장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 어차피 사람은 죽으면 헤어지게 마련이니까."
이상하게 정욱연을 보면 자꾸만 울고 싶었다. 사실 정욱연을 향한 나의 사랑에서 육체적 욕망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단히 미미했다. 이렇게 덮칠까, 저렇게 덮칠까 호시탐탐 궁리를 했지만 그건 욕망 때문이라기보다는 여자가 남자를 또는 남자가 여자를 차지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섹스였기 때문에 나도 그 방법을 한번 고려했을 뿐이고, 정작 그를 마주할 때마다 내가 간절하게 원했던 건 섹스가 아니라 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