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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인터뷰 | 제 삶이 바뀐 건 바다의 영향이죠

매일 바다에 사용료를 내고 바다를 거니는 사람

5번째 물건 인터뷰이, 차미밍


—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물과 음악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Part 1. 블루투스 스피커


— 평소 제일 많이 사용하는 물건 : JBL 블루투스 스피커

대학교 1학년 때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선물 받아 몇 년째 잔고장 없이 잘 쓰고 있는 스피커입니다! 근처 바닷가로 피크닉 갈 때, 친구들, 가족들과 여행 갈 때, 밤공기가 선선해서 노상맥주 마실 때 어느 곳을 가든 항상 챙겨갑니다. 제 차 컵홀더 한자리는 항상 스피커가 차지하고 있을 만큼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답니다.




- 이 스피커로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가 무엇인가요?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한데.. 최근에 영화 클래식을 본 뒤로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들을 때마다 벅차올라서 어디서든 그 노래를 첫 곡으로 틀고 있어요. 유튜브 알고리즘이 그 시대 곡들을 계속 틀어줘서 요즘은 김광석, 유재하. 그런 잔잔한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하나요?

참 좋아하는데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 노래방처럼 판을 깔아주는 자리에서는 잘 못 불러요. 실제로 제가 노래를 잘 못 부르기도 하구요. (웃음) 20대 초반에는 쑥스러워서 잘 부르지 못했는데 살다 보니까 그렇게 가수처럼 잘 부르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기가 즐겁기 위해서 부른다는 사실을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런 자리에서도 흥얼흥얼 잘 부르고 다닙니다.


- 눈치를 보는 성격은 언제 실감하게 됐어요?

제주도 와서 많이 느꼈어요.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유로운 영혼에, 남의눈을 전혀 신경 안 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이랑 제가 좀 비교가 많이 된 것 같아요. 좋은 자극을 많이 받고 아, 사람들의 눈치를 그렇게 보지 않아도 되는구나.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해도 되는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 확실히 제주가 가지고 있는 공간적인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맞아요.


- 평소 음악을 듣는 기기가 여러 개 있잖아요. 어떤 기기로 흘러나오는 순간을 가장 선호하나요?

이것도 너무 제주 찬양론자 같은데... (웃음) 제주도 오기 전에는 무조건 원픽 에어팟이었는데 내려와서는 에어팟은 거의 안 듣고 있어요. 에어팟은 어쨌든 세상과 단절되는 나만의 느낌이라면 블루투스 스피커는 다 같이 듣고 음악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어서, 다 같이 이렇게 트인 공간에서 스피커로 듣는 걸 제일 좋아해요.


-그럼 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일 많이 들었던 사람은 누구예요?

비슷하긴 한데 근 1년 동안 제일 많이 들었던 사람은 '갈치쌤'이라고 제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플로빙 코리아라는 환경단체의 대표 강사님이 계시거든요. 그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분이랑 제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 이 블루투스 스피커와 함께했던 시간 중, 가장 완벽하게 들어맞았던 순간이 있었다면요?

항상 좋았지만 지금 딱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이 있는데요. 여행지 라오스에서 만났던 친구를 5년 만에 제주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12시 지나면 사실 제주도는 그 누구도 돌아다니지 않거든요. 관광객들은 그다음 날을 위해서 빨리 자니까. 어떤 상가에서도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고 엄청 고요한 협재 바다에서 술을 기분 좋을 정도로 마시고 제 돗자리 위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라오스에서 들었던 음악을 듣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협재바다 파도 소리랑 음악이랑, 얘(친구)는 내 옆에 있고 우리는 기분 좋게 딱 취했고. 누우니 별이 엄청 많이 보이고 너무 황홀했던 순간이었어요.


- 너무 반짝반짝한 이야기예요.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제주를 여행으로 다녔을 때랑 거주지로서의 제주는 어떻게 다른가요?

다른 게 너무 많은데.. 일단 만나는 사람들이 제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여행객으로 오면 만나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잖아요. 게스트하우스나 술집에서 마주치는 정도인데 지금은 지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제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찾아다니게 돼요. 저는 환경에 되게 관심이 많은데 여행객으로 왔을 때는 솔직히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하고 주어진 시간이 짧으니까 이런 활동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주에 머물게 된 이후에는 퇴근하면 언제든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된 단체가 '플로빙 코리아'에요. 제가 아무리 롱핀이 있고 프리다이빙 레벨이 있다 해도 이건 아예 며칠을 통으로 빼야 되는 일정들이다 보니까. 물에 들어가서 반나절 정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거든요.



- 플로빙 코리아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런닝 동호회에서 친해지게 된 오빠가 플로깅 이벤트를 하나 알려줘서 신청했어요. 제가 선정이 된 그 이벤트에서 만나게 된 언니가 여기 운영진이었던 거예요. 어쨌든 다 환경을 아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네요.


 블루투스 스피커로 다시 돌아와 볼게요. 본인은 그러면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운 사람인가요?

저는 완전히 맥시멀리스트. 의심의 여지없이


- 어떤 부분에서요?

일단 제주도 내려올 때 차를 가지고 왔는데 차의 조수석에 저 말고 아무도 못 탈 정도로 짐을 꽉꽉 채워왔어요. 트렁크, 조수석 전부 손을 공중에 못 휘저을 정도로 갖고 왔는데. 저는 육지에서 온 사람들은 다 이렇게 오는 줄 알았는데 기숙사 사장님이 제 짐을 옮겨주시면서 짐을 이렇게 가져온 사람은 근무하면서 처음이었대요.


저는 항상 어딘가로 떠나는 걸 염두에 두고 물건을 많이 안 두는 편이에요. 안 사고 안 두는 편인데 어떻게 맥시멀리스트면서도 그렇게 잘 떠날 수 있었나요?

잘 떠난다고 하기도 민망한 게, 저도 사실 이십몇 년 동안을 부모님이랑 같이 살다가 제주도에 온 게 처음 떠나는 거였어요. 그래서 더 대비 차원에서 '이것도 필요할 거야 저것도 필요할 거야.' 했던 것 같고. 근데 만약 호주로 가거나 또 다른 지역에 살게 된다면 훨씬 더 적게 가져갈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을 필요는 없으니까. 거기서 또 새로운 물건이 채워지겠죠.


- 이 블루투스 스피커가 사라진다면 나의 음악 생활은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서든, 핸드폰으로라도 음악을 들을 것 같은데 많이 암울해지지 않을까요?





블루투스 스피커란 물건을 처음 소개해주셨을 때 낭만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바닷가를 같이 거닐 때든, 같이 춤을 출 때든 언제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게 낭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미밍님에게 혹시 낭만이란 어떤 것일지 궁금했어


낭만 낭만...

저는 사실 광주에 있을 때도 낭만을 충분히 잘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태까지 내가 즐긴 낭만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를 제주도 와서 느껴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걸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바로 하는 열정이 낭만에 엄청 크게 기여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퇴근하고 별이 너무 잘 보였을 때, 광주에 살았을 때는 다음날 생각에 밖에 나갈 생각조차 못했는데 지금은 아무리 피곤해도 얘(블루투스 스피커)를 들고 바로 갈치쌤 친구들이랑 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까지 새벽 2시에 나가서 별 투어하고... 시멘트 바닥에 다 같이 손잡고 누워가지고 별 보고 오고 그러거든요. 이렇게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요. P들의 모임이거든요.




- 확실히 제주도에 온 뒤로 만난 사람들을 엄청 아끼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진짜 좋은 영향도 많이 받고 인연인듯한 느낌. 제일 가깝게 지내는 분들이 최근에 그분들이어서 그래요 (웃음)


- 저는 스피커 음질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편인데 JBL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미밍님도 음질 좀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엄청 막귀여서 사실 음질이 좋고 나쁘고를 전혀 구분을 못 하거든요.

그래도 친구들은 들었을 때 음질이 되게 좋은 편이라 하더라고요. 가격대에 비해서 가성비가 좋은 물건이에요.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실 핸드폰으로 틀어도 그저 즐거운 사람이기 때문에, 그냥 얘는 선물 받은 거라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나중에 구매해 보고 싶은 블루투스 스피커 모델이 있나요?

이미 충분히 너무나 많아서...

근데 만약 제가 정착해서 저희 집이 생긴다면 스피커의 감성 끝판왕은 마샬이잖아요.

제일 큰 65만 원짜리 스피커를 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말물 카드에도 65만 원이라고 썼거든요.

아까 아까 검색해봤을 때 제일 비싸고 유명한 모델이 65만 원이더라고요.


지금 저에게는 얘가 충분히 마샬 스피커의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물론 저희 집이 생긴다면 마샬 스피커를 살 것 같아요.


- 평소에 어느 정도의 음량으로 음악을 들으시나요?

정말 웅장해질 만큼 크게 듣는 걸 좋아하거든요. 딱 틀었을 때 처음 듣는 친구들이 제일 먼저 '소리가 생각보다 엄청 크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계곡이나 바다에 들고 가면 주변 소리 때문에 얘가 잘 안 들리니까 맥시멈으로 켜게 되는데, 그만큼 스피커가 악을 쓸 정도로 아주 크게 듣는 걸 좋아합니다.


-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가 또 있나요?

저는 재즈를 진짜 많이 듣거든요. 책 읽을 때나 아니면 친구들이랑 바닷가 가거나 그럴 때 재즈는 항상 한 번 이상 듣는 것 같아요. 가사 없는 재즈 음악을 듣다 보면 비 오는 날 뉴욕 서점에 와 있는 것 같은, 저를 그런 공간에 데려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 스피커로 음악을 같이 듣는 친구 중에 영업을 당해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구매한 사람이 있나요?

있어요. 

실제로 구매한 사람도 있고, 정말 사고 싶다고 모델명을 물어본 친구들도 많고. 그리고 제가 이걸 이미 쓰고 있는 걸 알고 엄청 작은 JBL 모델을 또 선물해 준 친구도 있었어요.


- 그렇게 또 낭만을 영업하셨군요.

낭만 전도사입니다.


- 이제 스피커에 관련된 마지막 질문인데요. '블루투스 스피커와 함께라면 난 여기까지 갈 수 있다.' 스피커를 가지고 제일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긴 한데 제가 10월에 제주를 일단은 떠나거든요.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로 했어요.


너무너무 이걸 가져가고 싶은데 산티아고 순례길이 자신의 물욕이나 세상의 짐을 최대한 덜어놓고 짐을 이고 가는 길이어서 무거운 물건을 가져가면 안 되거든요. 키로 수를 최대한 줄여야 되는 여행이다 보니 얘는 아마 못 가져가겠지만 사실 욕심으로선 가져가고 싶어요.


- 산티아고 순례길이요? 정말 모험가네요.

네, 산티아고 순례길은 진짜 엄마랑 가면 너무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하면서 엄마를 한 달 동안 꼬셨어요. 엄마랑 친구처럼 엄청 친하거든요.



Part 2. 더블케이 롱핀


— 이사를 간다면 제일 먼저 챙겨갈 물건 : 더블케이 롱핀

2021년 프리다이빙에 입문하며 엄마에게 선물 받은 롱핀입니다. 그 당시 초보였던 저에겐 과한 브랜드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직장 때문에 설렁설렁하느라 제대로 못썼던 롱핀을 2년 후 제주도로 이직하며 반신반의하며 챙겨갔어요. 결론만 말하면 이사오며 가져온 물건 중 제일 잘했다고 말할 물건이 되었습니다! 

다이버들의 천국인 제주도에 오니 마음 맞는 다이버들과 시간 날 때마다 롱핀과 스노쿨세트만 챙겨 바다로 나가는 것이 요즘 제일 행복한 순간이에요. 앞으로 이사할 곳도 바다에 가까운 곳으로 갈 거라, 수화물 비용이 얼마더라도 기꺼이 가져갈 물건입니다


이제 롱핀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프리다이빙에 어떻게 입문을 하게 되었나요?

사실 처음에는 큰 뜻이 없었어요. 인스타에서 우연히 프리다이빙 계정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찍힌 교육생 사진이 너무 예쁜 거예요. 다이빙 종류는 크게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 이렇게 2개가 있어요. 스쿠버 다이빙은 온몸을 슈트로 다 덮고 얼굴도 마스크랑 호스를 물고 하는 운동임에 비해서 이건 사실 핀이랑 스노클만 있으면 바로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본인의 숨만 참으면 되는 문제기 때문에 저의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제 표정까지 볼 수 있는 건데 그게 너무 예쁜 거예요. 


원래도 물을 좋아하고 다이빙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하나 이왕 할 거면 스쿠버보다 프리다이빙이 나한테 맞을 것 같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선택이구나 싶어요.


- 초반에는 친구랑 같이 시작했었죠?

제가 다이빙 강습을 너무 받고 싶어서 저 혼자 하려다가 우연히 그 샵에서 여름 세일로 1+1 행사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때 친구랑 갔었어요.


-  제주로 가기 전에 프리다이빙을 먼저 배웠는데, 훗날 제주에 오는 선택에도 영향을 끼쳤나요?

저는 물을 워낙 좋아하고 가면 내 프리다이빙 스킬도 훨씬 늘지 않을까 이런 이유도 있었어요. 확실히 영향이 있죠.

- 미밍님은 바닷속에 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나요? 저는 바다수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물속에 잠겨 있는 기분이 궁금했어요. 

사실 저도 광주에 있을 때는 5m 풀장에만 있었거든요. 근데 바다는 사실 한계가 없잖아요. 제가 50m 수심을 가고 싶으면 그쪽 바다를 보트라도 타고 가도 되고 얕은 1~2m를 찾아가도 되고. 근데 항상 느끼는 게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구나. 왜냐면 바다가 허락해주지 않으면 저희는 못 들어가거든요.

풀장은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바다는 물 때를 보고 간조, 만조 시간을 보고 심지어 바람 방향까지 봐가면서 파도가 어느 정도 될 것이다 예측을 해요. 다이버들은.


그래서 사람은 참 욕심이 많은 생명체지만 대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구나.

물에도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그래서 더 지구를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해요.


- 다이버의 마음가짐으로 바다에 들어가는군요. 사실 원래도 환경에 관심이 많았었잖아요. 제주 오면서 더 발현이 된 건가요?

그때는 막연히 생각만 했어요. 좀 부끄러운 말인데 그때는 제가 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그렇게 적극적으로 표출을 하고 다니면 친구들이 '왜 너만 유난 떠냐고' 되게 별종으로 볼 것 같았어요. 일회용품도 당연히 쓰고 채식은 전혀 관심 없는 친구들이 태반이었으니까. 항상 지향하는 마음이었는데 좀 숨기고 있었죠 제가. (하지만) 제주도에 오면 태반이 그런 사람들이니까.


- 하긴 제주는 자연과 제일 가까운 곳이니까요.

바다가 너무 앞에 보이고, 들어가면 바로 눈에 보이는 게 쓰레기고 해양생물이고 그러니까


- 참 모순적이기도 한 것 같아요. 자연과 제일 가깝고 아름다운데 관광객이 많이 와서 쓰레기를 많이 버리고 오염되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서울에 지친 사람들이 자연을 보려고 내려왔는데 그 과정에서 또 오염된다는 사실이 뭔가 모순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잘 치우고 하면 다들 좋은데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 롱핀과 함께 다이빙하면서 많은 에피소드를 겪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이것도 정말 최근입니다. 항상 제주도에서 수영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이뤘거든요. 돌고래를 보면서 수영하기. 일주일도 안 됐을 거예요.


5일 전에 플로빙을 하면서, 지금 말씀드리자면 플로빙은 플로깅이랑 다이빙 합성어거든요.

수중 해양 정화 활동이어서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수면이나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활동이에요. 그러다 보면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줍느라 열중해서 바다에서 한 2시간 넘게 있기도 하거든요. 며칠 전에 여기 근처에서 해양 정화 활동을 하다가 돌고래 떼를 100마리 정도 마주쳤습니다. 너무 뿌듯했던 게 뭐였냐면 다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 돌고래는 얼마나 사랑하겠어요. 돌고래가 청력이 되게 예민한 동물이어서 발견하면 절대 소리를 지르면 안 되거든요. 그들과 같이 수영을 하고 싶으면 절대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서는 안 되고 조용히 핀질을 해서 그냥 거기 주변을 맴돌아야 해요. 


그래서 다이버들 수십 명이 돌고래 떼를 멀리서 보자마자 환호를 지르는 대신 다들 막 속삭이면서 핀질을 열심히 해서 서로에게 알려줬어요. 해양생물을 좋아하지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우리의 니즈도 만족하면서 공존하는 방식이 너무 좋았어요. 


- 프리 다이빙을 하면 숨을 참아야 된다고 했잖아요. 각각의 다이버들의 숨이 타이밍이 다를 텐데, 한 명씩 나갔다가 다시 또 찾아서 들어오고 이런 식으로 진행되나요?

정확히 이해하고 계신 게 사실 숨을 참는 스포츠이다 보니까 위험한 상황이 더러 있어요. 그래서 버디 시스템이라고 최소 2인 1조로 다니거든요. 그래서 최소 2명 이상이 바다를 들어가야 하는데 숨을 참고 들어갈 때 다른 사람이 수면에서 보고 있어요 아니면 깊은 수심을 갈 때 같이 들어가게 된다면, 올라올 때는 눈을 쳐다보고 이 사람이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지 않았는지 이런 걸 확인하면서 올라오거든요.


- 혹시 몇 분까지 숨 참을 수 있어요?

저는 제일 최근에 한 스테틱이 3분 36초. 더 참는 분도 있습니다.

6분까지도 있어요. 전 세계 여자 부문 최고 기록이 9분이 넘거든요.

저도 실제로 그 숨 참는 연습을 할 때 노래를 하나 재생해요. 아무 생각 안 하고 노래 하나 들으면서 연습을 해요.



- 2년 사이에 미밍님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다이빙으로 물들었는데 프리다이빙과 나는 어떤 부분에서 잘 맞았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크게 실패한 경험이 삶에서 많이 없었는데 프리다이빙에 입문하고 2년 동안 느낀 감정선이 엄청 버라이어티 하거든요.


처음에는 레벨 3까지 결제를 했었는데 이퀄라이징이 안 돼서 2도 못 땄어요. 그때는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내가 물을 너무 사랑해서 선택한 스포츠고, 결제까지 비싼 돈 주고 했는데 '왜 내 신체적 한계 때문에 못할까', '나는 왜 안 될까, 다른 사람들은 되는데' 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다이빙 가기 전에 울고 그랬거든요.


지금은 너무 사랑하지만 그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왜 나는 안 될까'. 이후에 좀 많이 내려놓았어요. 내가 수심을 10m, 20m를 못 찍더라도 충분히 즐겁게 펀다이빙을 할 수 있으니 그저 나의 심리 상태의 문제구나. 내가 나를 좀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되는 운동이에요. 내려놓는 법을 배우게 해 준 고마운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바다로 처음 나가기 시작했을 때 걱정이나 두려움은 없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첫 바다가 플로빙 코리아랑 같이 플로빙으로 나간 거였거든요. 

근데 5m 풀장은 항상 바닥이 보였는데 바닥이 안 보이는 바다로 나가니까 처음 느껴보는 황홀감이 있었어요.

너무 신비롭고 '저 밑에 가면 뭐가 있을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사실 제 첫 바다가 시야가 엄청 안 좋은 날이었대요.


다른 분들은 실망했겠다고 걱정했는데 저는 덤덤해 보였지만 속으로 엄청 흥분 상태였거든요. '아, 바닷속 세상은 이렇구나.'하구요. 항상 얕은 곳에서 끽해야 스노클링만 했지 그렇게 깊은 물속은 처음이었으니까요. 정말 아직도 그 전율이 생각이 나요. 

그게 올해였거든요. 올해 5월이었어요.


- 롱핀을 착용하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하던데.

맞아요. 저도 이퀄라이징이 잘 안 되는데도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긴 하거든요. 내가 여기까지 가도 되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쑥쑥 잘 내려가게 해주니까. 다른 고레벨 프리다이버분들은 한 40m도 찍고 그러시니까. 그러면 어느 정도 지점까지 내려가면 핀질을 하지 않아도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프리폴(FreeFall)이라고 중력이 쭉 끌어당겨서, 가만히 있어도 슈슈슉 내려가거든요. 그런 구간이 있어요. 


저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하지만 그러면 정말 우주 속을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하더라고요. 정말 세상에 저와 바다밖에 없는. 저도 너무 경험해보고 싶어요.


롱핀에 붙어있는 스티커도 한 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플로빙 코리아의 슬로건이에요. 'One dive One waste campaign' 이라고 바다에 한 번 들어갈 때마다 바다 사용료를 내자.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다는 취지로 쓰레기를 한 개 이상을 줍고 나오는 그런 환경 친화적인 캠페인입니다.


사실 플로빙 코리아가 지상 팀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서 지상팀도 플로깅을 진행하는데 정말 뿌듯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지상 팀이 더 힘들어요. 물에서 시원하게 갖다 주면 그들은 땀 뻘뻘 흘리며 다시 수거장까지 갖다 놓으러 다녀와야 하니까요.


- 그러네요, 플로빙 플로깅 둘 다 참 의미가 깊은 것 같아요. 미밍님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물고기’라는 단어 말고 ‘물살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더라구요. 언어에 있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졌는데 이것도 함께 하는 분들의 영향을 또 받으면서 바뀐 부분인가요?

맞아요. 저는 원래 비건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채식주의를 지향할 뿐 완벽한 비건은 아니거든요. 근데 와서 친해진 언니 중에 비건인 사람이 있어요. 그분이 텍스트 말고 육성으로 물살이라는 단어를 계속 쓰더라고요. 근데 그게 참 오묘했어요. 항상 쓰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사용하지 못했던 단어인데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쓰는 걸 듣고 나도 내 SNS에서라도 이렇게 말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 '물고기'라는 단어 자체가 그를 대상으로 바라보고 만든 단어이기 때문에 '물살이'라고 바꾸자는 의미가 담겨 있는 언어인데요. 사실 저도 주변에서 '물살이'라고 발화를 하는 친구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물살이라는 단어를 아는 친구도 드물구요.


- 내가 좋아하는 수영과 환경을 아끼는 마음을 융합해서 무언가를 해내는 모습이 참 배울 만한 지점인 것 같아요. 앞으로 이사 갈 곳도 바다 가까운 곳으로 갈 거라고 했는데 향후 이사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일단은 산티아고를 50일 동안 다녀오고요. 사실 프리다이빙에 이렇게 미친 사람이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그래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을 잘 못 붙여서 광주로 바로 올라가서 거기서 좀 있다가 호주를 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아마 산티아고 다녀오고 나서 바로 또 제주로 올 것 같아요.


그래서 저분들(플로빙 코리아)이랑 같이 살면서 연말 송년회도 하고. 겨울 바다도 또 그렇게 매력이 있다 하더라고요. 현재까지 계획은 또 제주 와서 물에서 살고, 호주를 무조건 갈 거니까... 거기서도 물에 최대한 가까운 곳에 살 거예요. 시즈니나 브리즈번 쪽에서.


- 오늘 인터뷰이인 미밍님은 제가 오래 봐온 친구이기도 한데요. 오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제 본인과 딱 맞는 곳을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 맞아요. 선명하게 드는 것 같아요.

어쨌든 지향하는 윤리적 사상이 다들 비슷하니까 환경에게 해가 안 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서 크게 충돌할 일이 없어요. 생각하는 것도 다 비슷하고 엄청 자유로운 영혼들이에요.


- 혹시 더블케이 롱핀이 사라진다면 나의 바다 생활은 어떻게 될까요?

벌써 너무 슬프네요. 일단 잃어버린다면 당장 다시 사겠지만, 

만약 사라진다면 전 노핀으로라도 들어갈 거예요. 실제로 프리다이빙에서 노핀 종목이 있어요.


노핀으로 하면 되게 재밌거든요. 안 들어가지는데 제가 고군분투해서 들어가는 그 짜릿함이 있단 말이에요.

내가 장비 없이 여기까지? 싶은 느낌이에요. 소금물이다 보니까 몸이 둥둥 뜨는 부력이 심하지만 들어갈 수 있긴 해요. 아주 힘들 뿐.


어떤 계기로 수영을 배우게 됐는지도 궁금해요.

되게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했거든요. 부모님이 둘 다 수영 엄청 잘하셔서 수영 클래스를 다닌 게 아니고 미취학아동 때부터 부모님이 수영을 알려주셨어요. 계곡으로 가면 아빠가 평영 자세 봐주고 엄마가 아예 각 잡고 몇 달 동안 저를 수영장에 데려와서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엄청 옛날 기억이긴 해도 엄마가 제 자세를 아주 엄격하게 봐줬던 건 기억이 나요.


선생님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너 발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발을 잡고 종이접기 하듯이(웃음). 그때는 되게 엄격하게 배워서 싫었지만, 지금은 참 부모님한테 고맙죠. 심지어 그리고 가족들이 다 수영을 엄청 잘하거든요. 동생은 접영 선수로 활동을 했어서. 다 물에 굉장히 친화적인 사람들입니다.


미밍님의 인스타그램 속 사진들

- 롱핀을 차고 바닷속을 거닐던 모습이 진짜 인어 같았어요.

정말 자유로워 보이던데 강도, 계곡도, 수영장도 아닌 바다와 사랑에 빠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요?

바다는 너무 매력적인 부분이 일단 물살이를 포함한 해양생물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어요. 특히 제주도 바다는요. 육지에서도 다들 제주도 바다로 오잖아요.

사실 저도 만타가오리나 거북이를 너무 만나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그런 난이도 높은 생물들은 못 만났지만, 저는 물살이들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쥐치 자리돔 호박돔 숭어 멸치떼 니모떼 돌고래...


너무 관심이 생겨서 요즘에 어종 공부를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마주치면 '아 너 걔구나!' 하고 알 수 있게요. 사실 지구의 70%가 물이잖아요, 바다이고.

육지에 사는 생물들보다 더 많은 생물들이 바다에서 사는데 너무 신기해요.

그걸 들어가지 않고서는 모르잖아요. 수족관이나 아쿠아리움이 아니면.

그렇게 식당에서만 볼 수 있는 생물을 이들의 삶의 터전에 내가 침입해서 본다는 게 너무 재밌어요. 저희가 조심히 구경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안 가는 바다는 물살이들이 경계심이 없어서 호기심으로 사람들한테 가까이 오기도 하든요. 그래서 진짜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칠 정도로 물살이가 지나가고 저를 빤히 바라보고 가기도 해요.


- 저희 지금 프리다이빙에 너무나 영업당하고 있어요. 혹시 2년간 헤엄을 치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나와 바다 각각의 모습에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바다에게 끼친 영향은, 플로빙 활동이 아니고 펀다이빙으로 친구들이랑 들어가도 항상 쓰레기를 줍고 나오거든요. 최근에 기억에 남는 순간이 월령포구 쪽 펀다이빙을 갔어요. 거기서도 또 명예플로버 아니랄까봐 쓰레기를 막 줍고 있었는데 낚싯줄이 되게 길게 이어져 있는 거예요. 저희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그걸 계속 따라가다가 바위에 걸려 있는 낚싯줄을 뺐는데 물살이 하나가 그 바늘 끝에 걸려서 언제부터 얼마나 그렇게 있었던 건지 모를 만큼 바늘에 입이 꿰어있더라구요. 사실 바늘은 저희도 조심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플로빙 다이버들은 파상풍 주사를 맞아야 해요. 찔릴 가능성이 크니까. 얘를 살려주려고 한참 물속에서 실랑이를 하다가 한 10분 만에 빼줬거든요.


근데 메기가 바로 안 도망가고 저희를 한 바퀴 이렇게 돌고 이렇게 사라지는 거예요. 정말 영화같이... 

엄청 아플 텐데도 발버둥 치지 않아서 저희가 수월하게 빼주긴 했거든요. 그래서 그때 참 뿌듯했습니다.


- 정말 영화 같네요. 그런 자연 속 경이로운 순간들을 영상으로도 찾아볼 만큼 좋아하거든요.

그런 경험이 몇 번 있어요.

어떨 때는 어망에 걸려 축 늘어져 있던 쥐치가 어망을 잘라주니까 후다닥 도망가더라고요. 죽은 줄 알았는데 힘이 빠져서 추욱 쳐져 있던 거였어요. 이렇게 또 한 생명을 살렸구나. 하면서 기뻤죠.


- 맞아요. 동물들은 감사함을 아는 것 같아요. 자기를 살려준다는 걸 알더라구요사실 모든 순간에 장비를 들고 가진 않으니까. 그런 경이로운 순간을 눈으로만 공유하다 보니 다이버끼리 더 끈끈해지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이렇게 얘기를 들어도 그 장면을 상상만 하지, 마음으로 그려낼 순 없잖아요. 서로가 함께 했던 순간에 대한 유대감이 있고, 그런 감정들을 같이 공유했기 때문에 특별한 것 같아요.



- 내가 이 바다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서 변화했는지에 대한 모습도 궁금해요.

일회용품을 거의 안 쓰게 되었어요. 항상 줍게 되는 것들 보면 어업 쓰레기가 제일 많고 그다음이 페트병이 이에요. 그래서 어딜 가나 텀블러를 최대한 들고 다니려고 하고 그래서 항상 일회용품 안 쓰고 다회용기를 쓰는 삶을 항상 꿈꿔왔었는데 여기서는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바다의 영향이죠. 실제로 제 눈으로 보고 제 삶을 직접적으로 바꾼 거니까요.


 해양에서 하나씩 쓰레기를 가지고 들고 나온다는 건 느낌이 정말 다를 것 같아요. 목격이 되는 거잖아요. 환경오염이 이렇게 실제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는 게 보이니까. 기여하는 바도 보일 거구요. 그럼 혹시 다이버들이 다음 행선지를 정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강사님이 항상 정하시는데 사전 답사를 하고 가는 경우도 있고. 쓰레기가 자주 모이는 지형이 있나 봐요.

쓰레기가 잘 걸리는 그런 스팟들이 몇 군데 있는데 보통 그런 정해진 곳을 돌아다니면서 가요.

없는 바다는 또 없고, 있는 바다는 항상 있어서 조류에 의해서 그 지형이 쓰레기가 걸리는 곳인가 봐요.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항상 잘 지형을 잘 아시는 강사님이 정하십니다.




 앞으로 바다에서 해보고 싶으신 게 있다면요?

제주에서 해볼 것들은 지금 충분히 하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 호주를 갈 계획이잖아요. 제가 만약에 여건만 된다면 여기에 플로빙 코리아가 있다면 저는 '플로빙 오스트레일리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거기에도 그런 단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없다면 제가 친구들이라도 한두 명씩 섭외를 해서 단체까지 못 만들더라도 이런 캠페인이 있다는 거를 호주에도 알리고 싶어요.


- 지금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곳이 호주거든요.  남반구라서 그런 것도 있고 기후가 매우 높아져서 피부암이 많이 걸린대요. 대체적으로 산불도 많이 나고. 그래서 플로빙 오스트레일리아를 만드는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응원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물건들은 나에게 무엇이다?

반려동물? 반려 물건이다. 

- 반려물건. 너무 귀여워요.

만약 제주도에 정착한다면 이루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유기견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면서 생활하고 싶거든요. 친해진 언니들 중에서 그렇게 살고 있는 언니들이 되게 많아요. 근데 그 언니들이 어느 바다를 가든 강아지들을 데리고 가더라고요.


정말 가족처럼, 친구처럼 걔네들도 수영을 좋아하고. 근데 저는 일단 강아지가 없으니까 저의 반려동물처럼 어디든지 데려가는 반려물건이 있다. 실제로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어딜 가나 데려가고 차 트렁크에 항상 있는 친구들이니까요.


최근에 혹시 구매하고 싶어진 반려물건이 또 있다면요?

다이빙 양말이요. 지금 제 발 상태를 보시면 알겠지만 사실 다이빙이 양말을 신어야 이렇게 다치지 않을 수 있거든요.

- 정말로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 인터뷰를 읽고 사람들이 당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나요?

행동을 닮고 싶은 사람. 왜냐하면 제가 지향하는 게 환경 쪽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실제로도 '플로깅 하려면 어디서 신청해야 돼?' 이런 질문을 친구들 5명 정도한테 받았거든요. 최근에 제주도에 온 친구도 일정이 안 돼서 플로빙을 하진 못했지만, 제가 플로깅 단체 일정 보내주고. 광주에 사는 친구들도 그런 단체가 없는지 적극적으로 좀 찾아주고. 되게 좋은 영향력이라고 생각하는 게 제 친구들도 저를 보고 그 단체를 알게 되고 그 활동을 알게 된 거잖아요.


여기서 제가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면 저를 모르는 사람도 저를 보고 '이런 게 있구나.' 제가 플로빙 코리아를 발견했던 것처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의 행동을 배우고 싶은 환경 인플루언서가 되어보고 싶어요.


- 좋네요. 인터뷰 너무 즐거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재밌었어요. 너무 재밌다.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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