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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리 Aug 10. 2018

청소 아르바이트 하려는 사람들 보아라

일단 이 입주청소는 일당으로 적으면 6만원 많으면 8만원씩 챙겨주는 수입이 짭짤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젊은 사람들이 많이들 지원하고 경험하는데 백이면 백 한번 하고 다신 안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돈은 쉽게 버는 것이 아니듯이 건장한 체격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왠만한 보통 남자들은 힘들어하더라. 다들 돈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는 듯 했다.


사실 인원이 많고 평수가 넓지 않다면 그럭저럭 할만하지만 인원도 적고 평수가 넓을 때에는 곤욕을 치룬다. 청소 아르바이트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청소도구를 나르는 것. 엘레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라면 다행이지만 엘레베이터가 없는 구식 빌라라면 10kg정도 하는 청소기와 탈수기 등등 여러 도구들을 왔다갔다 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옮겨야한다. 이때부터 '아, 괜히 왔나?'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나서는 청소도구들을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한다. 인당 바구니 하나에 갈고리, 걸레, 고무장갑, 세제 등을 나눈 후 각자 파트를 정한다. 대부분 처음 아르바이트를 오는 사람들에게는 몰딩 닦기, 유리창 청소가 된 창틀 청소, 수납장 닦기 등을 시킨다. 사실 말만 들으면 뭐 이정도야 할 수 있겠다만은 많은 서랍장을 알바생 한명이 다 닦으며 돌아다녀야 한다는건 쉽지 않을 것이다.


자, 일단 모든 수납장을 다 닦았다. 걸레 하나만 들고 닦아대며 더러워지면 한번 빨아주고 빨아도 더러우면 새 걸레 쓰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공사 후 잔재를 일일히 닦아내고 나면 꿀같은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알바생들 말로는 이 시간이 제일 기다려진다고 하더란다. 일하고 난 뒤에 먹는 점심이 제일 꿀맛이라나..나도 몇년동안 청소일을 해왔지만 이 시간이 제일 떨린다. 똑같나보다. 


직접 반찬을 싸오거나,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직접 식당으로 가서 떼우거나 등 청소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 가끔 입주자가 점심값을 주기도 해서 식당으로 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래서 대부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바닥 청소가 마무리 된 방에서 10분정도 누워서 간단한 담소를 나누는 시간도 있다.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곧바로 청소를 해야한다. 입주청소를 하는 날에 이삿짐이 들어오기라도 하면 서둘러서 입주청소를 마무리 해야한다. 청소하는 도중에 이삿짐이 들어오기라도 하면 큰일 나니깐. 이 일정을 알고있는 사장님들은 서서히 아르바이트를 쪼기 시작한다. 이걸 닦고 있는데 저걸 치우라고 하질 않나. 알바의 몸이 2개인지 아는건지 점점 급해지는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나서 마무리로 바닥을 한번씩 봉걸레로 훑는다. 그리고 나서는 사장님께 여쭤보고 꼭 신발을 벗어야 한다. 안그러면 다시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사장님이 째려볼 수도 있다. 청소를 마무리 짓고 난 후에는 사장님이 일당을 준다. 100% 노동비용. 일을 잘하면 말했던 금액보다 조금 더 올려서 줄 때도 있다. 아주 가끔. 입주청소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하루가 이렇게 시작되고 끝난다. 


사실 청소 아르바이트라고 오는 사람들은 20대 청년들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은 아저씨 아줌마들이다. 생계를 이어나가려고 오는 엄마, 아빠 연세이신 분들이 오셔서 거침없이 쓸고, 닦고 가신다. 왔던 분들은 한번 더 오시기도 한다. 이 일은 머리를 쓰는 일이 아닌지라 100% 노동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40대-50대 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다. 


한번 오고 마는 청년들은 사실 청소일이 아니더라도 카페, pc방, 서빙 등 여러가지를 할 수 있지만 연세가 어느정도 있으신 분들은 이런 노동력을 요하는 일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 사실 내가 어린 나이에 이 일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우리 부모님 영향이 있다. 우리 부모님들도 이 분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청소업을 시작하셨고 이제는 내가 그 뒤를 잇는 것이다. 


이 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란걸 말하고 싶다. 청소 아르바이트를 경험삼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서빙업을 해본 사람들은 다른 식당을 가서 예의를 차리듯이 청소업을 해본 사람들은 청소를 맡길 때 청소하는 사람들에게 깍듯이 한다. 애초에 아르바이트를 안해본 사람들은 이런 소중함과 타인의 공감을 모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알바를 안해본 사람들이 모두 깍듯이 안한다는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서빙업도 마찬가지고 모든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깍듯이, 감사하다는 인사 한마디 정도를 건내주는건 필수는 아니지만 무언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내가 알바생이 될수도 있고 내가 고용인이 될수도 있는 반전있는 인생에서 청소업을 무시하고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몇년 간 청소업에 종사해본 22살의 개인적인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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