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8년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평소 피부관리에도 매우 신경을 쓰는 친구여서 이 친구가 간호사가 된다고 했을때엔 참 피부과에서 일하면 빛날 친구라고 생각했었다. 친구가 피부과 면접을 보고 당장 다음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는 말에 역시는 역시 라고 생각하며 나도 피부에 관심이 많은 편인지라 이 친구와 앞으로 이야기의 주제는 대부분 피부얘기겠다 라고 우스갯소리로 농담 쳤다.
점점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모공 사이를 뚫고 뭔가 울긋불긋한 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유분을 마구잡이로 뿜어대 생겨난 피지들과 그 피지로 인해 넓어지는 모공들. 매일 아침 넓어진 모공을 감추기에 급급해서 파운데이션과 컨실러와 싸우기도 지겹고 화장품으로 씨름하기도 지쳐서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했다.
최근에 나는 모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내 모공의 심각성을 알게 됐고, 이 모공을 보여주며 친구와 실제 피부과를 내원한것 처럼 1:1 상담을 시작했다. 피부과 시술을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나는 이 친구의 말을 광신도처럼 믿기 시작했으며 무언가에 홀린듯이 실제 병원에 내원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그렇게 난생 처음 피부과의 문을 두드린 나는 누가보면 진상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여러가지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상담을 시작했다. 처음 내원한 내가 선택한 시술은 표피의 단백질을 순간적으로 응고시키며 모공을 줄이는 시술이였다. 평소 화장품에만 연연했었지만 이런 전문적인 시술은 처음이기 때문에 반은 떨리고 반은 설레고 참 복잡했었다. 화장품도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듯 시술도 주기적으로 받으면 오히려 피부 두께도 두꺼워지고 모공도 수축된다는 것이다.
우선 마취크림을 바르고 오랫동안 대기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친구가 직접 내 얼굴을 레이저로 얼굴 구석구석을 쏘아대는데 따끔할뿐 아프진 않았다. 시술이 끝나자 서서히 살짝 따끔거리긴 했지만 마스크팩을 얹어주자 이내 진정되었다. 이어서 많은 사람의 손이 거쳐간 후, 마침내 인생에서의 첫번째 피부과 시술이 끝이 났다.
피부에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특수 피부시술을 한번쯤은 고려해봤을 것이다. 친구는 나에게 시술은 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되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꾸준히 관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시술 후 피부결은 확실히 부드러워진 느낌이였다. 붉은 기운이 완전히 사라졌고 더이상 각질이 일어나질 않았다. 친구 말로는 심하게 커서 일상생활이 불가할정도의 모공은 피부과에서 모공축소시술을 받아야 하지만 사후관리가 미흡하면 모공축소술 전보다 더 안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모공 축소 레이저 가격은 회당 20만원 전후가 대부분이다. 시술은 즉각적인 효과는 우수하지만 시술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본인은 모공레이저시술은 꾸준히 받을 예정이 없으면 경험삼아라도 한번 해보고 싶어도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은 나는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으며 피부과 친구가 직접 추천해준 방법은 아래와 같다.
먼저 모공은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통로이니, 깔끔하게 세안을 해주기 전에 따뜻한 물이나 스팀타올로 모공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왜 기껏 수축한 모공을 다시 열어주느냐 물었지만 친구는 이런 세안습관을 길들이고 있다면 모공이 넓어지는 이유인 피지들을 깔끔하게 세안할 수 있기 때문에 초반에 이런 습관을 챙겨야 한다고 했다.
그 다음 깨끗한 세안은 필수 중 필수다. 뻑뻑한 클렌징크림은 모공을 막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화장은 폼클렌징만으로도 얼마든지 잘 지워지기 때문에 2차 세안까지 겸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도 2차세안이 꼭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세안 후 꼭 수분보충을 해주어야 하는데 이때,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유분이 많은 기초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모공케어 효과가 있는 가벼운 타입의 에센스를 사용해주면 좋다.
피부과 시술이란 한번 하면 두번하고싶고 두번하면 세번하고싶은 마약같은 것이다. 한번 시술 받고나서 뛰어난 효과로 인해 두번째 예약을 잡으려고 할 때 친구가 나를 붙잡고 모공화장품들을 리스트업해서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이미 넓어진 모공을 시술에 의존해서 하루하루를 버텨나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금전적인 부담감도 나이가 어린 나에게는 남들보다 크게 다가왔기 때문에 친구의 화장품 리스트를 흘겨보지 않고 샅샅이 훑어봤다.
그 중 눈에 띄던 화장품은 모공 확장의 원인을 잡아주며 모공 주변의 탄력을 부여하는 제품이라고 했다. 모공관리는 줄인다는 개념이 아니라 모공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때문에 탄력케어에 효과적인 제품일수록 모공관리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딱히 피부과시술을 하지 않았던 상태여도 이런 모공탄력 화장품을 사용해주기만해도 효과가 어느정도 좋다고 하더라. 추후관리로 병행해주면 더욱 좋다는건 당연지사.
* 피부과 친구 추천제품 - http://ryuspakorea.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73&cate_no=24&display_group=1
피부과 시술도 꾸준히 하면 효과를 얻듯 모공화장품도 꾸준히 사용할수록 더욱 빛을 바란다는 것을 한번에 경험했다. 내 친구는 본인 피부타입, 주변사람 피부타입 모두 낱낱이 파헤치고있으며 앞으로도 피부과에 출근하면서 실장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피부타입, 피부고민에 따라 알맞는 제품들을 속속히 알고 전문 상담가 못지않게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난 꼭 해낼 수 있다고 조언해주었다. 이 친구를 통해 모공고민을 한시름 덜어놓았다.
피부과 시술은 단 한번의 시술로도 즉각적인 효과를 주지만 꾸준한 추후관리에는 더욱 호의적이니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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