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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나라 Oct 03. 2024

역대급으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 만드는 법

11. 잔치국수

잔치국수... 정녕 잔칫날 만들 수 있는 국수가 맞단 말인가? 잔치국수는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


잔치국수는 정말 주기적으로 한 번씩 꼭 당기는 음식이다.


학생 때는 학교 급식으로 잔치국수와 닭다리가 꼭 붙어서 나왔는데 난 그 메뉴를 참 좋아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은 종종 분식집이나 김밥천국에서 한 번씩 잔치국수를 꼭 사 먹는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꼭 만들어보고 싶어 준비했다. 나는 차가운 음식보다는 따뜻한 국물을 더 선호해서 따뜻한 육수에 잔치국수를 만들어 보았다.


요리 재료 준비물도, 방법도 역대급으로 많고 복잡했다.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겨를이 없었고, 불을 하나가 아닌 두 개이상 동시에 사용하는 첫 경험을 해보았다.

먼저 잔치국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지 순서로 나누어서 진행해야 한다.


(1) 국수 면 삶기

(2) 고명 만들기(어묵, 달걀, 김, 파)

(3) 육수 만들기(버섯, 김치, 코인육수)

<잔치국수 레시피>

1. 국수면을 끓는 물에 3분 이상 삶아준다.

(1인분은 500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 먹어보며 익은 정도를 체크해 준다)

2. 국수면 삶기가 완료되었다면 찬물에 국수를 잘 씻어준다.

3. 어묵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준다.

4. 물 400ml를 넣고 코인육수 2개와 잘게 썬 배추김치 그리고 버섯을 깨끗이 씻어 넣고 끓여준다.

5. 달걀을 2개 풀어 소금을 한 꼬집 넣고 알근이 풀어지도록 잘 섞어준다.

6. 식용유를 두르고 열이 오른 프라이팬에 지단을 달걀물을 넣고 달걀지단을 만들어준다.

7. 그 사이 한 김 식은 어묵을 얇게 썰어준다.

8. 어묵에 간장 세 스푼, 설탕 두 스푼, 참기름 한 스푼을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9. 열이 오른 프라이팬에 간이 된 어묵을 잘 볶아준다.

10. 파를 깨끗이 씻어 파의 초록색 부분을 잘게 썬다.

11. 구운 김 한 장을 잘게 찢는다.

12. 식은 달걀지단을 잘게 썰어준다.

13. 국수를 담을 그릇을 준비한다. 다 완성된 뜨끈한 육수를 차가운 국수면에 붓고 고명을 차례대로 얹어 플레이팅 해주고 마지막으로 깨소금을 뿌려주면 완성!


역대급으로 정신없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최대한 간소화한 잔치국수였다.



국수 면을 삶을 때는 1인분 분량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잡으면 된다. 100원은 삶고 보니 생각보다 작았고, 사진처럼 500원 크기라고 생각되는 양을 잡아 삶으면  적당한 1인분이 나온다.



국수 면은 냄비 뚜껑을 덮지 않고 삶으면 되고, 라면 면보다는 훨씬 오래 익혀야 한다.




국수면은 삶은 후 흐르는 찬 물에 식혀주면 딱이다.




국수면을 삶는 동안, 동시에 국수에 들어가야 할 재료를 손질해야 한다. 어묵을 데쳐줄 물을 끓이고 국수면과 동시에 어묵을 데쳐준다.





어묵을 짧게 데친 후 뜨거운 물에서 건져 올린다. 어묵이 식을 때까지 두 번째 고명인 계란 지단을 만든다. 나는 최대한 간소화해서 고명을 2가지만 올렸다. 2가지만 준비하는데도 정신이 없었다.




이제 소금을 넣고 알근을 풀어 잘 섞인 계란을 열이 오른 프라이팬에 투하한다. 그리고 동시에, 잔치국수 국물을 만들어야 한다.


가스레인지 불판 위에 두 가지 이상을 함께 올려두면 정말 정신이 없다. 하나가 끓어서 신경 쓰고 있으면 옆에 하나가 또 관심을 달라고 아우성친다. 두 가지 이상을 함께 컨트롤하는 일은 초보인 내가 감당하기엔 벅찬 일이었다.







코인육수만 있다면, 누구나 쉬이 감칠맛 나는 잔치국수 국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코인육수에 집에 있는 채소 재료를 잘 때려 넣어주면 된다. 나는 버섯이 있어서 버섯을 넣었고, 매콤했으면 해서 배추김치도 잘게 잘라 같이 넣어주었다.


국수 국물이 끓기 전에, 달걀지단이 완성되면 프라이팬 불을 꺼 달걀지단을 식혀주면 된다.




그 사이 데쳐둔 어묵이 분명 식었을 것이다. 어묵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었다면 어묵을 얇게 채 썰 듯 썰어준다.





그리고 국수 고명으로 올라갈 어묵이니 만큼 양념을 해주고 한번 더 볶아준다.









그리고 식은 달걀지단도 얇게 잘 썰어준다.

여기에서 고명으로 올라갈 재료는 얇게 최대한 일정한 간격으로 예쁘게 썰어주는 게 포인트이다.





삶아둔 국수면에 펄펄 끓은 국수 국물을 붓고, 어묵과 달걀 고명과 파도 올려준다. 불에 한번 살짝 구운 김도 작게 찢어 같이 올려주고 마지막으로 깨소금까지 뿌려주면 비주얼 끝내주는 잔치국수가 완성된다.





잔치국수는 만들면서 역대급으로 정신없었고, 또 오래 걸렸던 음식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때 이후로 다시는 집에서 만들지 않는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맛은 정말 끝내줬다. 그래서 내가 만들어 먹었던  잔치국수가 한 번씩 생각이 난다.





그렇게 잔치국수를 다 먹고 나면, 어마어마한 양의 설거지가 보인다. 이것은 정말이지 끝나지 않는 요리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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