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자신을 지켜주는 세 가지 덕목

인(仁), 지혜, 용기를 곁에 두어라

by 최지형

(제 글은 아버지 저 자신에 대한 성찰이자 정답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할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 어린 아버지의 조언입니다. 총 40여 편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아버지의 말 2 – 자신을 지켜주는 세 가지 덕목

– 인(仁), 지혜, 용기를 곁에 두어라


핵심 메시지 :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인(仁),

유혹 앞에서는 지혜,

옳음을 따를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세 가지 덕목은 삶의 뿌리이자, 나 자신을 지켜주는 방패다.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가는 태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버지의 생각 :


『논어』에서 보게 된 명구가 있어 생각해 보게 되었다.


仁者不憂(인자불우) –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는다

知者不惑 (지자불혹)– 지혜로운 사람은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勇者不懼(용자불구) –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공자는 “군자의 도 세 가지를 아직 나는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세 가지가 바로 인, 지, 용이다.

공자도 실천하지 못했다고 한 것만큼, 이 덕목들을 삶에서 구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덕목들을 실천하려는 자세 자체가 결국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仁)은 사전적으로 '인간성을 이루는 본질'이라고 한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뜻이 쉽게 와닿지는 않는다. 『논어』에는 ‘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등장한다.


- 사람들이 질서를 지키며 화목하게 지내는 것

- 곤궁이나 안락함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는 것

- 자신과 타인에게 유익한 삶을 추구하는 것, 인하게 살면 적어도 나쁜 일에 말려들지 않는다


정확히 무엇이 ‘인’이라고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회적으로 착하다고 인정되는 방식으로, 나쁜 짓 하지 않으며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여러 해석 중 마지막 문장이 특히 와닿는다.

인하게 살면, 결국 나쁜 일에 휘말리지 않게 되므로 자신을 지키는 길이 된다.


지혜란 살아가며 마주하는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분별력이다.

세상에는 쉬움, 편안함, 재미라는 이름의 유혹이 끝없이 넘친다.

그 순간은 달콤하지만, 종종 후회로 이어지곤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이 떠오른다.


“사람이 갑자기 죄와 허물에 빠져 후회할 때를 점검해 보면, 재물 아니면 여색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 대부분도 결국 재물과 유혹에 흔들린 결과다.

유혹은 감정에 기대어 오지만, 자칫하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진짜 원하는 것을 놓치게도 만든다.


그래서 나는 여러 덕목 중에서도 지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혜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조용히 바라보는 습관에서 자란다.


진서가 돌잡이 때 연필을 집었을 때,

나는 속으로는 살짝, 돈을 집기를 바랐지만(웃음), 하객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서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지식은 학문이고, 지혜는 처신이다.

지식은 배우면 쌓을 수 있지만, 지혜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익힌다.

지식이 많다고 지혜로운 것은 아니며, 삶에는 정답이 없기에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는 지혜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용기란 ‘의(義)’를 따르는 태도다.

의는 옳다고 믿는 바를 외면하지 않고 실천하려는 자세를 말한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바른 길을 택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아버지로서 이 부분은 늘 고민스럽다.

세상적으로 옳은 길이라 해도, 그것이 자식의 삶을 해치는 선택이 되는 것이라면, 과연 권할 수 있을까?

솔직히 그럴 자신은 아직 없다. 다소 비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식을 아끼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의하게 살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법과 양심 안에서 올곧게 살아가려는 태도는 꼭 지켜주었으면 한다.


용기란 무모함이 아니다.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아는 것이 진짜 용기다.

예를 들어, 불온한 친구와의 의리를 지킨다며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건 용기가 아니라 어리석은 무모함이다.

참된 용기란, 두려워할 것을 두려워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는 담대해지는 것이다.


아버지라 해서 이 모든 덕목을 잘 실천하며 살아온 것은 아니다. 많이 부족했다.


살아가며 깨달았다.

인, 지혜, 용기라는 말은 교과서에만 있는 거창한 개념으로 보일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그런 태도로 살아가려는 노력 자체가

자신의 삶을 지키고 떳떳하게 살아가기 위한 실천의 도구이며, 결국 나를 지켜주는 방패라는 것을.


조금 교과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되새기며 살다 보면

조금씩 삶의 방향이 바르게 잡혀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말이다.

너도 언젠가 자식이 생기면, 지금의 아버지처럼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내 아버지가 그러셨기에…

그래서 이 말들이 언젠가 너도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 문득 떠오르길 바란다.


<본 글은 자녀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말' 시리즈 2편입니다. 순차적으로 게재할 예정이니 많은 조언과 격려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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