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 색연필
몸이 재차 피곤하고 아프면
우울감도 함께 몰려온다.
아기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즐겁고 신나게 해 줄 수 있는 계획이 잔뜩인데,
눈치 없는 몸뚱이가 안 따라주니 원망스럽다.
이 모든 게 독박육아 탓인 것 같아
세상을 향해 한탄하다가,
내가 나쁜 엄마이기 때문인 것 같아
이내 시무룩해진다.
오늘은 남편 쉬는 날이다.
아이가 낮잠 자는 틈을 타 무거운 몸을 일으켜 혼자서 밖으로 나왔다.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동시에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
어디든 훨훨 날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와서도 생각이 복잡하다.
낮잠에서 깨어나면 엄마부터 찾는 아기가 많이 울진 않을지….
신랑도 피곤할 텐데 나만 생각하고 뛰쳐나온 건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마을버스에서 내려 처음 들른 곳은
문구점.
지민이가 좋아할 것 같은 뽀로로 색연필을 샀다.
17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