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품에 안겨 편히 쉬어요.” 라벤더 에센셜 오일

by 최승미

프랑스 화학자 ‘르네 모리 가테포세’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화학 실험을 하다가 손에 화상을 입게 됐는데요,

순간 라벤더 에센셜 오일이 담긴 커다란 통이 보여

그곳에 손을 쑥 집어넣었다고 합니다.



그 후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손을 뺐는데

화상으로 인한 통증이 어느샌가 가라앉고

물집도 생기지 않은 채 빠르게 치유되었다고 합니다.

식물이 가진 치유 효과에 감탄한 르네 모리 가테포세는

에센셜 오일에 대해 깊이 탐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 널리 쓰이고 있는

‘아로마테라피’라는 명칭까지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일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만능 에센셜 오일’이라고 불릴 만큼

우리 인체 내 각 계통에 광범위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긴장·경계 상태를 완화시켜

향, 촉각, 감정 자극에 더 열려있는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에센셜 오일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우리 몸마음에 더 잘 닿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다른 오일들과 블렌딩 했을 때,

전체 향의 흐름이

조화롭고,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라베더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강렬한 에너지로 앞에 나서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곁을 지키며

흐트러진 균형을 맞춰주고,

무너진 상태를 회복시키는 오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로마테라피스트들이

에센셜 오일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 권하는

가장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오일이

라벤더 에센셜 오일인 것 같습니다.


나는 모든 상황에서 느긋하며,
마음이 편안합니다.



라벤더 에센셜 오일이

인체 내 모든 계통의 불편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는 각각의 증상에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라벤더 에센셜 오일의 다재다능함은

이 오일이 우리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서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상태,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자명한 이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의식으로 마음을 돌보는 일이

곧, 몸을 돌보는 일인 것입니다.


라벤더는

마치 어린 시절, 엄마 품 속에 깊이 얼굴을 묻었을 때 맡았던 것과 같은,

특유의 포근하고 부드러운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신체의 긴장 상태를 낮추고,

과도하게 활성화된 스트레스 반응 회로를 진정시켜

몸이 스스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불면증, 수면 방해,

만성 스트레스신경과민,

그로 인한 소화불량복부팽만,

편두통이나 근육, 관절 통증,

고혈압과 같은 증상에

특급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예전에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시험을 준비할 때,

선생님께서 라벤더 에센셜 오일의 효과에 대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라벤더는 모든 ‘높아진 것’을 낮춰주는 오일입니다.”


그만큼 진정, 이완, 안정 효과

매우 매우 탁월한 오일입니다.


치유의 시작은 ‘이완’입니다.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치유로 향하는 첫 번째 단추를

단단하게 여며줄 수 있는 오일입니다.



“지치지 않고, 항상 침착하며,
변함없는 온화함과 헌신으로,
라벤더는 수천 가지의 병을 돌보고 진정시키고,
듣고, 치료한다.
그녀는 어린이, 어른, 노인,
동물, 식물, 지구와 하늘을 돌본다.
또한 모든 사람을 동등한 사람으로 돌보고,
세상에서 그녀가 소홀히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다.”


아로마테라피 교육자,

살바토레 바탈리아의 책 <아로마 트리>에서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테레사 수녀에 비유한 글입니다.


항상 침착하고,

지치지 않고,

모든 존재를 돌보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돌보지 않는 존재.


라벤더가 필요한 사람은

어쩌면 이런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늘 누군가를 돌보고,

책임 지고,

자신의 감정은 뒤로 미루는 사람들.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자기 돌봄의 오일’입니다.



외부 자극이나 타인의 감정적 파동에

쉽게 휩쓸리는 분들,

초민감자(HSP) 혹은 엠패스(Empath),

하루 종일 돌봄 노동을 하고

에너지가 바닥난 분들께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포근한 안식처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겁니다.



진정, 이완 효과가 그렇게 뛰어나다면,
우울해서 축 쳐져있을 때 이 오일을 사용하면
더 가라앉는 거 아닌가요?


일을 해야 하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데
라벤더 향기를 맡으면
졸음이 오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에센셜 오일은

우리의 에너지가 어떤 한쪽을 향해

극단적으로 기울지 않도록

항상성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긴장된 사람에게는 이완을,

침체된 사람에게는

부드러운 회복과 상승을 도와

에너지의 흐름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짜증, 우울, 자기 비난, 깊은 슬픔,

과도한 책임감과 희생의 패턴에서

천천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보다 순수한 의식으로

차분한 상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자기표현에 대한 두려움,

외면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부터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저에게 라벤더의 향기는

아이의 아가 시절 몽글몽글한 추억들과 함께 기억됩니다.


깊은 밤,

아이가 열이 나고 아팠을 때

작고 보드라운 등에

조심스레 발라줬던 기억,


아이와 둘이 떠난 여행지에서

숙소에 돌아오면

서로의 종아리를 마사지해주고

푹 잘 자라며 가슴에 발라주던 시간들,


몸이 아팠던 초보 엄마 시절,

잠든 아이 곁에 지친 몸을 눕혔을 때,

전신을 감싸는 라벤더 향기 속에서

왜인지 눈물이 흘렀던 날들.


후각은 우리의 기억과 감정의 문을

직접 두드립니다.


라벤더 향기는

몸을 치유하는데도 도움을 줬지만,

그 시절 제가 아이와 함께 나누었던 전부를 품고 있습니다.


가정 안에 아름다운 자연의 향기를 들여서

하루하루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나가시면 어떨까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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