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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때로 내 눈에서도

소금물이 나온다

아마도 내 눈 속에는

바다가 한 채씩 살고 있나 보오.


- 나 태 주 -


살면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다. 가족가 함께 한 크리스마스도 없고, 연인과 함께 한 크리스마스도 없었다. 생각해보니 크리스마스는 사랑을 해야 되는 날처럼 느껴진다. 오죽하면 티브이 속에서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크리스마스는 사랑을 하는 날인가 보다. 사랑이란 말이 옷 장속 입지 않는 옷 같다. 버리긴 아깝고, 그렇다고 입긴 껄끄러운 옷 말이다. 왜 나는 사랑에 대해 냉소적이 되었을까? 아니 나는 언제 사랑이란 걸 해 본 적이 있는가. 다양한 질문들이 내 머릿속을 떠다닌다.


네온사인이 빛나는 크리스마스 밤거리는 젊은 청춘들이 가득하다. 저마다 한껏 꾸미고 나온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진 않다. 다만 이들은 무엇인가 그리움을 가지고 나온 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친구를 만나고, 연인을 만나고, 모르는 누구를 만나고. 그렇게 우리는 오늘 밤을 그렇게 보낸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난 사랑에 대해 추억이 없다. 추억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의 경험이 없다는 것이니 다른 말로 어린이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는 많은 사랑을 한 것 같지만, 미숙하다. 그래서 내 속에 사랑은 철부지다. 가끔은 난 사랑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따뜻한 말 한 마리를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통해 내 마음속에도 사랑이란 걸 알게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마치 시인이 소금물을 통해 바다를 알게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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