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불교TV 영상에서 였다. 티비속 신자는 스님에게 질문을 했다. "스님 저희 3자매의 엄마가 얼마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엄마가 극락에 들어가셨는지 모르겠어요. 스님이 말씀해주세요." 그러자 스님은 신자에게 이렇게 따라 하라고 했다. "믿는 자에게 복이 있을지니, 천국이 저희 것이니라." 신자는 어리둥절하며 "스님 그 말은 교회에서 쓰는 말이잖아요. 저희 엄마가 극락에 갔는지 궁금하다고요!", 그러자 스님 왈, "믿는 자에게 복이 있을지니, 천국이 저희 것이니라".
개인적인 생각으론 스님이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고, 염려하는 마음은 너희 3자매의 마음이니, 엄마가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고 믿어라. 란 뜻이 아니었을 까 싶다. 천국 또는 극락, 죽은 뒤 우리는 좋은 곳으로 가기를 원한다. 이 땅에서는 번뇌와 고통이 많았으니 이제 죽어서는 기쁨과 환희가 있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 로봇개의 장례식이 소개되었다. 2015년 1월 일본 지바 현의 한 사찰에서 수명이 끝난 로봇 강아지들을 위한 합동 장례식을 열었다. 로봇 강아지들은 목에 주소와 주인의 이름이 쓰인 명패를 달고 주지 승려의 집전으로 합동 천도재를 지냈다. 일본 소니가 만든 로봇 강아지 아이보의 천도재였다. 소니는 약 200만 원에 아이보를 판매했고, 15만대 가량이 판매되었다. 추가 수요가 많지 않아 소니는 2006년에 아이보 사업 철수를 선언했지만, AS서비스는 계속하였다. 그러나 소니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서비스 중단이 선언되었다. 10년 이상 아이보와 지낸 보유자들은 AS가 불가능해지자 장례식을 택했다. 로봇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극락왕생의 뜻은 죽은 후 극락정토에서 다시 태어남을 뜻한다. 극락정토는 '더 없이 안락하고 아무 걱정이 없는 곳'을 가리키는 말로 불교에서 사용하는 단어이다.(네이버 지식백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죽은 뒤에라도 좋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며칠 전 읽었던 죽은 자의 집 청소(김영사_김완)의 책에 나왔던 구절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로봇도 장례를 치러주는 시대에 살고, 고독사를 쉽게 보는 세대를 살아가는 것 같다. 천상병 시인처럼 이 삶을 소풍이라고, 아름다웠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로봇개의 장례식과 쓸쓸히 죽어간 사람들이 계속 오버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