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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알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한다

by 동동이

어떤 것을 알고자 한다면

정말로 그것을 알려고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한다.


초록을 보면서

"이 숲에서 봄을 보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네가 바라보는 그것이 되어야 한다.

양치식물 잎사귀의 까실한 솜털과

꼬불거리는 검은 줄기가 되어야 하고,

잎사귀들 사이의 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그 잎사귀들에서 흘러나오는

평화로움을 만질 수 있어야 한다.

- 존 모피트 -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바라본다는 것은 놀라운 역동이다. 내 시선이 가는 곳에 내 마음도 따라가지 않는가?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 얼굴이 드로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법정 스님-

이렇듯 무언가를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시간을 충분히 들여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린 제대로 아는 것이 어렵다. 속도만 중요시 하는 사회에서 살아서 그런지, 빠르게 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제대로 아는 것은 어렵게 느껴진다. 최근 어느 한 회의에서 들은 말이다.

스웨덴에서 의료원 탐방을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스웨덴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한국은 약물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북유럽의 경우, 가벼운 감기가 걸렸을 때 의사는 처방전을 햇볕 30분, 비타민 챙겨 먹기 등으로 처방을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감기라고 하면 증상에 따라 항생제 등의 약을 처방해주는 것이다. 그것을 보며 한국 사회는 약물오남용이 심하다고 말하였다. 생각해보니, 우린 약물처럼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들 위주로 추구한다. 단시간 성적이 오르는 학원, 단시간 몸이 좋아지는 보조식품 등 이렇다 보니 생각할 시간은 줄어들고 해결책을 구하기만 급급한거 같다.


최근 하늘을 멍하니 바라본적이 있는가? 가을이 되고 하늘은 높고 푸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길을 걸어본적이 언젠가? 풀내음 냄새, 풀벌레가 우는 소리, 햇볕에 반짝이는 초록 잎사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낳은 자식이라고 알꺼라는 착각은 이제 그만하자. 찬찬히 질문해보고, 기다려주자. 시인의 말처럼 시간을 충분히 들인 다음 평화로움을 만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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