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을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 -
따르르릉 따르르릉
"여보세요?"
"쌤 저예요!"
가끔 예고도 없이 전화가 오는 옛 제자(?)들이 있습니다. 기다리진 않았지만 또 한편 기다렸던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봄철 새순이 올라오는 것처럼, 내 안에 간질 한 기쁨이 솟아오릅니다.
좋은 소식만 들리면 좋겠지만, 가끔 세상을 등지고 떠난 소식도 듣게 됩니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온다는 데
떠나 버린 그 아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죠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가 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게 봄을 오게 하는 마법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