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학교 밖 이야기
2024년 목표가 있다면 학교 밖 청소년들과 갭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갭이어(Gap year)란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서구 지역의 나라들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1년 간의 기간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쌓는 갭이어(gap year)를 가지기도 하죠.
한국에서 갭이어 기간을 가진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죠. 그러나 대학에 가서, 취업을 한 뒤 기존에 했던 것들을 내려놓고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죠.
그래서 청소년기에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인 중심의 갭이어를 진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거창할 수도 없었습니다. 거창하면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기 때문이죠. 가볍게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간단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서포트해 주는 것입니다. 그럼 하고 싶은 것을 해주는 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대신 질문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왜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단순 물품을 구입하거나 단순 체험활동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계획을 작성하고 그것에 대해 질문을 통해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싶은지 알아가고, 그것이 결국 나에게 어떤 질문 혹은 해답을 줄지 고민해 보는 것이죠.
첫 시간은 핸드드립 커피전문점에서 시작했습니다. 매일 마시는 커피를 전문가가 어떻게 준비하고 과정을 거치는지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물온도, 찻잔의 온도, 물 내리는 법, 향, 음악, 맛까지 그 과정이 일반 커피집과 어떻게 다른지를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20가지 정도의 질문을 가져왔지만, 질문지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갭이어에 대한 질문과 답변들이 오고 갔으니깐요. 다수의 친구들은 대학진학이 목표라고 하였습니다. 질문을 이어서 왜 그 학교 혹은 학과에 가고 싶은지 질문해 보았죠. 한 친구는 자기가 정책 활동에 참여해 본 뒤 정책을 공부할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하고자 한다고 했죠. 자기가 활동을 하면서 정책이라는 것이 어떻게 자기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고, 그 정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죠. 저마다 답변이 다르고 생각이 달랐지만, 저마다의 정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겠죠.
21세기에 중요한 기술은 질문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AI시대에 답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질문을 하는 것은 고차원적 능력이라는 거죠. 전 아이들이 질문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질문이기 원하며 무엇보다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질문이 되길 바라죠. 세상이 말하는 답이 아니라 내 안에서 수많은 질문을 통해 만들어진 나만의 답을 만들어 나가길 원하죠.
이제 시작이지만, 함께 할 시간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세상에 없던 질문들이 나올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