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위한 다이어트를 시작하다.

욕구 중에 최고는 오래오래 살고 싶은것이렸다.

by 애론

나는 매년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 사무직은 2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가?

감사하게도 회사에서는 1년에 1회씩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고, 예전에 건강검진을 담당했을 때, 이를 통해서 암을 발견하고 치료했던 동료를 봤기에, 매년 꼬박꼬박 건강검진을 챙겨서 받고 있다.


2020년도에도 마찬가지로 느지막이 (나의 게으름증은 이걸 상반기에 받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건강검진을 받았다. 원래 건강하다고 자부는 했지만 술을 좋아하는 나의 성향상 경증의 지방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를 받아보니, 많은 부분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리포팅되었다.


진단센터를 내방해 추가 진료를 받았다. 일단 혈압이 높아, 고혈압 약을 처방받았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아 관련 약을 처방받았다. 고지혈증으로 관련 약도 처방을 받았다. 역류성 식도염도 나와서 약을 줬지만 뭐 요건 금세 나아지는 것이니 그나마 충격은 덜했다.


결과지를 받아보니 성인병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내 몸에 많은 충격을 받았다. 먼저 40대에 접어든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40이 넘으면 몸이 조금씩 고장난다고 했던가. 에이 난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이라 그 정도는 아닐 거야 했었던 나의 생각은 너무 큰 착각이었던 것이었다.


어찌 되었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하여, 건강 검진했던 진단센터가 아닌 큰 대학병원으로 가서 재진료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이슈는 높은 혈압. 정확한 검사를 위해 24시간 혈압계를 부착하고, 혈액검사 등을 받았다. 정말 다행히도, 아직 혈압약을 먹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니 살을 조금 빼고 3개월 뒤에 다시 검사해보자라는 결과를 받았다.


혈압약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먼저 간 병원에서는 왜 이렇게 쉽게 단정하고 약을 처방해줬었던 것인가. 한번 약을 처방받으면 계속 내원해서 처방받을테니 장기고객 확보 차원인 것인가? 역시 병원은 큰 병원을 가야 하는 것인가? 결과는 다행이었지만 찝찝함은 가시지 않았다.


어찌 되었건,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내 신체 스펙은 178cm에 77kg. 일반적인 직장인 체형이다. 팔다리는 가늘지만 배만 나온, 내장비만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의사선생님은 나에게 72kg까지 감량할 것을 지시하셨다. 5kg이라면 그래도 꽤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늘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가 다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단정한 모습 또한 나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배가 나오면서 옷을 입어도 테가 나지 않아 그 부분이 스트레스였기에, 늘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늘 실패했다. 딱 한번 2019년도에 73kg까지 뺐었는데, 너무나 빠르고 쉽게 원상복구 되었다. 살 빠진 기간이 2개월을 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목표는 72kg이다. 사실 진료 이후, 1월 한 달 동안 다이어트를 했고, 현재 내 최저 몸무게는 71.5kg이다. 1개월 만에 6.5kg을 감량한 것이다. 내 다이어트의 방법은 간단했다. 금욕적인 생활.


점심시간에는 밥을 절반을 남겼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을 비롯한 여러 샐러드류를 먹었다. 야식은 철저히 끊고, 배고플때마다 게임기를 켜서 배고픔을 잊었다. 아침에 일어나 과일 먹고, 다시 하루를 시작했다.


사실 별거 아닌 거 같은데, 저러다보니 살이 빠졌다. 1달 만에 순식간에. 살아보겠다고 비교적 철저히 루틴을 지켰고, 라면, 과자, 치킨을 비롯한 튀김 등을 먹지 않았다. 겨우 이걸로 살이 빠진다고? 운동도 아직 시작 안 했는데? 너무 싱겁게 살이 빠져서 조금은 김이 새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먹지 않았던 부분은 나름대로의 슬픈 노력이었기에,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다.


그래도 술은 먹고 있다. 1주일에 한 번만. 그것도 그렇게 많이 먹지 않으려 노력한다. 코로나 덕분에 술자리 자체가 많이 없고, 9시까지만 먹기 때문에, 이 부분도 지킬 수 있었다. (물론 술을 안 먹는 친구들은 이 조건을 보고 그게 노력한거냐고 아연실색하기는 한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다이어트는 거의 실패했었다. 먹고 싶다는 욕구가 날씬하고 싶다는 욕구보다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 미용을 위한 다이어트가 아닌, 앞으로의 나의 평생을 살아가기 위한 삶의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기에, 최대한 조절해보면서 지속 가능하도록 해보려 한다. 어차피 지금의 상황도 젊은 날의 내 방탕(?)한 삶이 만든 ㄷ이니깐, 그 책임은 내가 진다고 생각하고 독하게.


생각해보니, 욕구 중에 최고는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욕구가 아닐 듯싶다.

그래서 그렇게 역사적으로 불로초를 찾아다녔던 거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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