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변화
비오는 새벽, 공기가 참 끈적끈적하다. 눅눅하고 냄새난다.
어제 늦게 퇴근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도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푹 못 잤다는 사실에 신경이 곤두섰지만, 이내 불편한 내 마음을 다스렸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게 아닌가.
바로, 5년 후, 10년 후, 이런 말을 하게 되리라는 희망말이다:
"상황이 어떻든, 수년 동안 새벽에 일어나 독서하고 글써서 제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류시화 시인의 '시를 납치하다'를 읽다가 찰스 부코스키(1920-1994)라는 시인이자 작가를 알게 되었다. 그는 생계 유지를 위해 운전사, 창고 일꾼, 공장 직원 등을 근근이 수행하면서 창작 활동을 했다.
그 와중에 수천 편의 시와 수백 편의 단편소설, 6권의 장편소설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보통 원하는 삶을 살고싶어하지만 이런 저런 환경 탓과 '현실적인' 변명을 늘어뜨리면서 하루하루 버틴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 없는 이유만을 찾게 되면 결국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창작할 사람은 창작을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독서하고 글쓰기. 마음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내가며 내공을 쌓는 작업은 그 어떤 환경 탓을 하면서 제동을 걸 이유는 없다. 어제 저녁, 설거지를 할 때 그릇 부딪치는 소리, 에어컨 껐다 켜는 소리, 그리고 밤샤워하는 소리를 탓하면서 가족들이 나의 '미라클모닝'을 망쳤다고 씩씩거릴 이유는 없다. 때로는 밤을 설쳐도, 나는 내 꿋꿋히 걸어가는 '졸꾸정신'을 다잡아야겠다.
벌써 새벽 6시다.
비오는 새벽, 참 운치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