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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rti 아띠 Feb 08. 2020

[영화] 갈매기 (안톤 체호프)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 영화화


니나, 콘스탄틴, 이리나, 마샤...

영화 <갈매기> 속 인물과 배경은 2020년 한국과 완전히 동떨어져있다. 시골의 초록색 숲을 배경으로 욕망과 꿈이 가득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나를 사로잡았으며 나는 이 영화에 빠져드는 황홀경을 느꼈다. 감독 마이클 베어(Michael Mayer)의 영화 <갈매기>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 작품 <갈매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갈매기>는 서로 엇갈리고 엇갈린 사랑 이야기다. 아니 그냥 삼각관계 수준이 아니다. 니나와 콘스탄틴은 연인이다. 니나는 화려한 배우를 꿈꾸고 있고 콘스탄틴은 인정받는 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 콘스탄틴의 어머니 이리나는 보리스라는 애인이 있다. 보리스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유명한 작가다. 그러한 보리스를 니나가 동경하게 되며 사랑에 빠진다. 보리스는 자신에 푹 빠진 니나와 (가짜)사랑을 하며 이를 지켜보는 이리스는 질투한다. 콘스탄틴도 이들을 질투하는데, 그 이유는 보리스는 자신이 갖지 못하는 '작가로서의 성공'과 니나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꼬리물기'는 이게 끝이 아니다. 그리고 콘슨탄틴을 짝사랑하는 마샤가 있고 마샤를 짝사랑하는 미하일이 있다. 시녀 폴리나는 돈 많은 의사를 좋아하고....

이리나와 보리스

서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습 같다. 이게 무슨 막장인가. ㅋㅋ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인 스토리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서사는 비현실적이지만 인물들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인물들은 이러한 비극을 견디고 견디다 못해 괴로워하고 미쳐버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영화 포스터는 니나와 이리나만 나왔지만 사실 나는 콘스탄틴이 돋보여야 할 인물 같다. 콘스탄틴은 니나를 사랑하지만 니나는 보리스를 사랑한다. 설상가상 보리스는 성공한 작가라서 콘슨탄틴의 질투가 배가 된다. 보리스는 콘스탄틴의 어머니 이리나와 연인 사이이기까지 한다(정말, 보리스는 쓰레기다!) 콘슨탄틴은 자신의 작품을 무시하는 어머니 이리나에게 애증의 감정도 있다. 


중간에 콘스탄틴은 갈매기를 아무 이유 없이 쏴 죽이고 이를 니나에게 보여준다. <갈매기>가 이해가 잘 안돼서 여러 후기를 보니, 갈매기의 죽음은 인간의 욕망과 사랑을 좇다가 파멸에 이르는 사람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렇게 한순간에 갈매기가 쓰러지듯이, 이 작품 속 니나도 이렇게 추락한다. 배우의 꿈과 명예를 얻기 위해 보리스를 따라간 니나는 결국 버림받는다. 콘스탄틴도 니나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어머니 이리나도 그닥 충분한 애정을 주지는 않는다. 이리나는 콘스탄틴의 작품을 비웃었던 적도 있다. 사회적으로 , 개인적으로 인정 못받았던 콘스탄틴은 혼자 계속 작품활동을 하게 되며 결국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다. 그러나 그 또한 니나처럼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단순 '사랑과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복잡한 본성과 미묘한 관계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역시 후기 보기 잘했다. 그러고 보니 왜 이 작품이 명작인지 알 것 같다.

콘스탄틴.

요즘은 희곡 원작을 읽고 있다. 영화 보고 나서 희곡을 읽으니 이해가 더 잘되는 것 같다. 연극 무대가 올려지면 꼭 보러 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간 나도 이 작품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쯤 되면 아마... 나이가... 이리나 역을 해야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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