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삶이야.
주인공이 데이비드 조던의 삶에 빠져든 이유
주인공은 여자와 바람을 피고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당한다.
남자친구에게 몇 번이고 연락을 했지만 무시당한다. 뭐 하나 뜻대로 되지않는 '혼돈'의 삶에서
불굴의 의지와 끈기로 살아간 데이비드 조던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다.
30~40년동안 수집한 수천마리의 물고기를 담은 병들이 1분의 지진으로 인해 모두 바닥에 깨져 나뒹굴었을 때
데이비드 조던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울거나, 쓰러지거나, 망연자실하거나, 분노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물고기부터 이름표를 몸에 다시 꿰매 달아주는 것이었다.
삶 전체가 부정되는 재난 앞에서도 자신의 역할과 목적에 몰두하는 데이비드 조던의 모습을 보며
주인공은 그의 삶을 탐구하여 자신을 이 '혼돈'의 세상에서 구원하고 싶었다.
데이비드가 어류 분류학자가 된 이유
데이비드의 '어류' 수집은 그의 스승 아가시의 원대한 꿈을 이뤄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아가시는 생물에는 그것을 만든 신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생각했고
생물을 완전히 분류하면 신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데이비드는 스승의 일에서 '어류'를 맡았다.
그 때, <종의 기원>을 쓴 다윈을 만났다.
생물은 완벽한 체계로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며,'변이'하며 진화한 것이다!
데이비드는 스승과 다윈의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찾았다.
생물에 스승님이 말한 신의 의도는 없겠지만 계속되는 분류 작업을 통해 생물 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사다리'를 통해 인간의 삶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데이비드, 당신은 '틀렸다.'
'사다리' 개념에서 더 나아가 스승의 '퇴화' 개념을 덧붙어 인간의 우열을 나누는 우생학에 빠지게 되었다.
그가 평화주의자 였던 이유는 전쟁의 폐해에 대한 두려움, 평화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건강한 남자들이 죽게되면 열등한 남자, 여자들이 건강한 남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구원자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심각한 비도덕적 신념과 비과학적 신념으로 가득찬 인물이었다니
주인공은 실의에 빠졌고 결국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혼돈에 빠진 작가가 찾아간 사람은 우생학으로 인해 중절수술을 당했던 피해자 할머니들이다.
그가 만나본 결과 그들은 결코 열등한 존재가 아니었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주인공은 우월한 사람만을 모아놓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사, 지구가 아니라
평범한 개인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그물망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비결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혼돈의 세상에서 인간은 그저 '점'이 아니라 서로에게 의지되고 웃음이 되고 위로가 되는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에게 남은 마지막 질문,
지구라는 것이 체계 없이, 목적 없이 만들어진 혼돈의 세계라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할까
분기학자들에 의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떤 물고기는 조상을 포유류로 두고 있으며, 어떤 물고기는 양서류로 조상을 두고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물고기를 '어류'라는 집단에 가둬놓은 것은 과학이 아니라 인간의 직관이라는 가림막이 만들어낸 허상인 것이다.
그럼, 평생을 어류 분류를 위해 살아온 데이비드 조던의 인생은 잘못된 것이고 의미없는 것일까
마찬가지로 내가 믿고 있는 신념, 목적, 진리가 부정 당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결정된다면
내 삶은 잘못된 것이고 나의 노력, 생각들은 먼지처럼 날아가버리는 것일까
또,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혼돈, 복잡성의 산물이라면
그래서 누구도 정답을 알 수 없고 방향성을 알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세상은 가능성으로 가득차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는 복잡성의 세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틀릴 것이고, 무너질 것이고, 부정당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무한한 실패 덕분에 우리는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보하고 발전할 수 있다.
우리에게 실패 뒤에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틀려도 다시 하면 된다는 위로가 있다면,
나의 노력이 새로운 길을 트기 위한 몸부림이 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의 시작은, 삶은 실패하기 때문에 가치있다.
이 복잡성의, 혼돈의,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세상에서
과학이라는 이성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우주에서
포기하지않고,
끝없이 탐구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존재하는 것들을 사랑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내가 생각한 것들
우리가 맞추어 놓은 질서
세상이 만든 관념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질서의 무너짐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무너진 잔해에서 피어날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세상을 더 자세히 바라보고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이 책을 읽고 이전에 읽었던 '떨림과 울림'이 생각났다. 과학으로 본 세상은 혼돈 그 자체고, 과학자가 밝혀낸 것은 우주에는 밝혀낼 수 있는 질서나 체계는 없다는 것. 그런 혼돈의 우주에서 나름대로 질서를 정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
그렇게 시도함으로써
살아냄으로써
또 다른 것을 열어둠으로써
삶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나는 실패를 해왔고,
실패를 했고
앞으로도 실패하겠지만
'그게 삶이야.'라고 잘 위로 받은 기분이다.
또,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