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만주를 먹으려다가 그 위에 파리가 가득한 것을 보고는 역겨워 멈칫한다. 그러다 옆 사람이 집어 먹는 것을 보고는 꾹 참고 따라먹으니 생각보다 맛있어 금방 접시를 다 비워버린다.
갱도에서 다시 올라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 '드디어 죽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아니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샘솟아 무사히 빠져나온다.
어떤 일에 닥쳤을 때 우리는 가끔
'이거는 무조건 이렇게 돼야만 해!'
'내 생각은 이거야. 이게 옳아. 내 생각 절대 바뀌지 않아!'
'나는 이렇게 살아갈 거고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 싫어! 경멸해'
이렇게 단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고 시시각각, 자신과 주변의 상황 변화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변하기도 한다.
그런 모순적인 모습을 보며 '저런 이중적인 인간!,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라고 비난할 때도 있지만 마음이 개운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나도 어떨 때는 모순적인 행동과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책을 읽으며 올해 상반기에 봤던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가 떠올랐다. 불륜하는 대상에게 사랑을 울부짖었지만 어느새 본처에게 다시 돌아가있는 출판사 사장을 보며 쉽게 쉽게 변하는 것이 인간의 본모습이라는 것을 여과 없이 드러낸 작품이었다.
나쓰메 소세키가 이 작품을 쓴 이유는 염세주의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제자의 자살 때문이었다. 그 당시 젊은이들은 염세주의에 많이 빠져있었고 자살도 많이 했다. 소세키는 염세주의에 꽂힌 젊은이들, 자신의 제자가 안타까웠다. 마음이라는 것, 생각이라는 것을 조금만 다른 쪽으로 돌리면 삶에서 새로운 방향, 면을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이 쉽게 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요소가 그 사람을 변하게 만들었는지 세심하게 관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생각이나 신념에 꽂히게 되면 그것이 무조건 정답이다,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갇히지 말고 가끔은 다른 방식과 길을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정답이라고, 이게 무조건 맞아.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무시하고 밀어붙였다가
괜히 마음 쓰고 세월을 낭비하면,
나중에 뒤늦게 그게 정답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쓸쓸히 후회할 것이고
그때는 더 이상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되어 버릴 테니까
그때 고집을 부렸던 내 모습이 안타까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