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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천히바람 Sep 02. 2023

just do it 26

더 느리게 춤추라 - 데이비드 L. 웨더포드

더 느리게 춤추라


회전목마 타는 아이들을

바라본 적 있는가?

아니면 땅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귀 기울인 적 있는가.


펄럭이며 날아가는 나비를 뒤따라간 적은.

저물어 가는 태양 빛을 지켜본 적은.


속도를 늦추라.

너무 빨리 춤추지 말라.

시간은 짧고

음악은 머지않아 끝날 테니.


하루하루를 바쁘게 뛰어다니는가.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고서도

대답조차 듣지 못할 만큼.

하루가 끝나 잠자리에 누워서도

앞으로 할 백 가지 일들이

머릿속을 달려가는가.


속도를 늦추라.

너무 빨리 춤추지 말라.

시간은 짧고

음악은 머지않아 끝날 테니.


아이에게 말한 적 있는가.

내일로 미루자고.

그토록 바쁜 움직임 속에

아이의 슬픈 얼굴은 보지 못했는가.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 그토록 서둘러 달려갈 때

그곳으로 가는 즐거움의 절반을 놓치는 것이다.

걱정과 조바심으로 보낸 하루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버려지는 선물과 같다.

삶은 달리기 경주가 아니다.


속도를 늦추고

음악에 귀 기울이라.

노래가 끝나기 전에.


     - 데이비드 L. 웨더포드 -



데이비드 L. 웨더포드 (David L. weatherford 1952~ 2010): 아동심리학자이며 작가, 30살 때부터 심각한 신장 질환을 앓아 투석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이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원고료를 다고 판 시 <느리게 춤추라>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임종을 앞둔 한 소녀의 시로 인터넷에서 널리 인용되었다.

  


Slow Dance


Have you ever watched kids
On a merry-go-round?

Or listened to the rain
Slapping the ground?


Ever followed a butterfly’s erratic flight?
Or gazed at the sun into the fading night?


You better slow down
Don’t dance so fast.

Time is short.
The music won’t last.


Do you run through each day
On the fly?

When you ask: How are you?
Do you hear the reply?

When the day is done,
Do you lie in your bed

With the next hundred chores
Running through your head?


You’d better slow down.
Don’t dance so fast.

Time is short.
The music won’t last.


Ever told your child,
We’ll do it tomorrow?

And in your haste,
Not see his sorrow?


Ever lost touch,
Let a good friendship die

Cause you never had time
To call and say, “Hi”?

You’d better slow down
Don’t dance so fast.


Time is short.
The music won’t last.

When you run so fast to get somewhere
You miss half the fun of getting there.

When you worry and hurry through the day,
It is like an unopened gift thrown away.


Life is not a race.
Do take it slower.

Hear the music
Before the song is over.




' 느리게 느리게, 천천히 천천히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빨리빨리였다. 지금도 그 습관이 남아있다. 일이든 공부든 말이든 빨리 해놓고 보았다. 빨리 일을 처리하고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빨리빨리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빠른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서서히 문제가 생겼다. 아이를 기다려줘야 하는데 급한 내가 대신 계획하고, 대답하고 열심히 빨리 할 방법을 생각했다. 어른보다 당연히 느린 아이를 기다리지 못했다. 그러다 천천히 말하고 아이 말을 차분히 듣는 엄마를 보았다. 그 엄마의 아이는 안정되고 급하지 않았다. 그 엄마는 아이에게 생각하고 대답할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나는 토끼와 거북이의 토끼였다. 이유도 없이 무조건 빨리빨리 하고 과정을 즐길 줄 모르는 토끼. 시간의 총량은 같은데 전반전에 체력을 다 쏟아부어 후반전은 뛸 수 없는 토끼.


기다림의 미학, 자녀 양육뿐만 아니라 삶에서 나이다 들수록 천천히가 필요하다. 천천히 먹기, 천천히 말하기, 천천히 생각하기. 그리하여 나의 별명은 이러한 소망을 간절히 담아 천천히 바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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