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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벼리영
Jul 28. 2023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
페르소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5 년 전 교수를 사칭하며 500여 명의 단톡방을 만들어 강의를 한 사람이 있었다.
나를 그 단톡 방으로 초대했던 지인은 그를 반기문 총장 버금가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카카오 단체 톡방에서 실시간 강의를 했다.
주로 자기발전을 위한 강의, 실패한 삶에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기도 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를 스타교수처럼 여겼고 영웅시하며 따르는 사람은 늘어만 갔다.
강의는 일목요연하게 새벽 6시 또는 저녁 9 시에 행해졌다.
나 또한 그 강의를 듣기 위해 새벽부터 귀를 쫑긋 세웠다.
강의만큼은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기에 그를 향한 믿음은 커져만 갔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믿었을 때
그는 책 장사를 했고 오프라인에서 제법 비싼 유료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우린 그렇게 서서히 세뇌
되어갔다
,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강의료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더 못 줘서 안달이었다.
그는 교주처럼 그의 지평을 넓히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인이 붐을 일으키고 비트와 알트가 인기를 끌며 널 뛰기를 해댈 때 에이치닥이라는 코인이 세상에 출시되기 직전 한마디로 장외시장에서 그 코인을 소개했다.
코인 거래소에 상장하면 수십배 또는 수백배 오를 거라며 그 코인을 판 것이다.
코인에 무지한 사람들은 너도나도 사기 시작했다.
코인을 산 것이 아니라 그 자를 너무 신뢰했기에 그의 믿음을 산 것이라 본다. 그 어떤 것을 팔았어도 울타리 안 사람들은 앞다퉈 샀을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심신을 파고들어 이성을 마비하고 감성을 지배한다. 마약처럼 젖어들어 정신을 황폐화 시킨다.
그곳 모두를 지배했던 그는 가짜 교수였고 가짜 박사였다.
어느 미국 대학교 졸업장을 버젓이 올렸는데 온통 전문 용어의 영어여서 모두는 확인할 생각 자체를 안했던 것 같다.
난 조금씩 그의 정체를 의심하면서 다운로드해 놓은 졸업장을 해외에 있는 아들에게 보내 확인을 부탁했고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산 에이치닥 코인은 상장되었고 곧 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30원짜리를 6,000 원에, 수십억 원 어치를 판 것이다.
그 6천 원이 상장만 되면 만 원이 되고 곧 10만 원이 될 거라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이 뒤늦게 속았음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지만 협작꾼은 이미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기에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몇 몇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교주처럼 따른다고 한다.
슬픈 현실이다.
<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
도 마찬가지, 영원의 지배자처럼 행동하는 정신병자일 뿐인 사람을 영원토록 모시고자 하는 세뇌된 사람들은 꼭 있다.
난 최근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으로 아연실색케한 경험을 또 하게 되었다.
학력을 속이고 이력을 속이고 어느 분야의 선구자
행세
를 하며 나타난 사람
많은 말들이 거짓임을 알게 되었고 한 인간의 페르소나를 경험했다.
그들의 특색은 가슴을 파고드는 달변가라는 점, 언뜻 보면 선한 사마리아인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
거짓으로 도배된 말들이 너무나 사실 같아서 믿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수단이 좋아 나락으로 내려앉아도 금세 회복을 한다.
그들은 대체로 가명을 본명처럼 쓴다.
새로운 판을 벌이고 쓰러지면 다시 벌이는 잡초 같은 끈질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연약한 여자들을 이용한다.
그들 주변엔 여자가 많다.
아무래도 감성에 약하고 모성애를 잘 느끼는 여자들이 잘 속기 때문.
그들 가면에 속아 돈을 바치고 충성을 하며 그의 단단한 인프라가 되어주기도 한다.
거짓이 탄로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음에도 돌아서면 남 탓을 하고 자신의 열정 탓으로 변명을 한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해 본들 귀퉁이도 안 먹힐 것이 뻔하다.
그의 행각이 알려진 건 그의 강의를 듣는 사람 때문이었고 난 또 다른 분의 유튜브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공공의 적이 되어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어쩔 것인가 거짓 스토리텔링으로 사람을 현혹하는 고단수의 사람을 어찌 이길 것이며 맞설 것인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어둠은 빛을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
그 어둠의 그늘에 놓여있는 들풀 같은 사람들이 상처가 없기를 빨리 깨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림-벼리영
당신은 진짜입니까 /
벼리영
엄밀히 말하자면
가짜입니다
짝퉁이란 말이지요
진품인 척 당신보다 더 물광 피부로 앉아있어요
가끔은 착각에 빠지지요
심술 사나운 시샘 같은 건 어울리지 않아서 당신 손 잡아보지만 씨알도 안 먹히네요
가문을 조롱하고 장인을 멸시하고 누군가를 현혹한다지만 엄연히 내게도 족보란 게 있어요
난 SA 급입니다 미러 급보다 한 수 위이고 잉어 없는 잉어빵이지만 잉어보다 더 맛있는 간식 같은 거란 말이지요
홀로그램이 없다고 제 속을 뒤집어 보거나 하진 말아요
내면에서 빛나는 증표 따윈 필요 없어요
명품 옷 입고 가짜 가방 드는 그녀,
명품 가방 들고 저잣거리 옷을 입은 당신은 진짜입니까? 가짜입니까?
당신의 빛나는 가문 따라 속이며 살 수 있어서 통쾌합니다
늘 불편해 보이는
그대는 진열장에서 시간을 좀 먹길 바랍니다
발정 난 거래가 줄을 잇는 비밀의 정원은 비번을 모르면 입장이 불가해요
알면서도 속아 주는 거짓말처럼 소는 악어 행세를 하고 유유히 비원을 빠져나가지요
가짜는 가짜를 양산해요
진위를 구별 못해 주머니가 거덜난 당신은 속고 속이는 삶의
공범자예요
더 깊은 상처는 내지 않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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