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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벼리영 시

구간단속구간

by 벼리영



삼십 킬로를 달려온 나는 구간단속 지점을 지나고 있다


새의 속도가 줄면 자유를 잊는다

서로에게 생긴 틈으로 졸음이 쏟아진다


반려 견과 관심의 순위가 바뀌기도 하는 인형 새가 모이를 먹는다


낡으면 버릴지도 모른다는 강박이 부풀어 올라 가로수를 받을지도 모르지

나무는 태연하다


틸틸과 미틸의 비둘기가 파랑새였다는 것,

새는 어둠에 싸여 있다


날개 부러진 새


금 밖을 벗어나면 어느새 경고음이 울리고 구속이 죄어온다


삼십 킬로를 더 달리고 나서야 눈 밖으로 벗어났다


끊임없이 자유가 날개를 달아주지만


적응된 날개는 날아갈 수가 없어 여전히 인형 새처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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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월 모던포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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