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리에서 다시 배우는 순리
잃어버린 것들을 떠나보내며
정신없이 달려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며….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온 시간의 발목을 잠시 붙잡고,
돌아보는 맑은 눈동자를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아 본다.
생각할 틈도,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또 한 해를 보내고
그 아쉬움을 남겨 버린다.
지치지도, 주춤거리지도 않는 시간은
다시 흘러 마음속 일기장을
한 장, 두 장 펼쳐 보게 한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하는 인생.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는 삶이라지만,
무엇을 얻었는가 보다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인생이라는 일기장에
버려야 할 것들을 기록하려 한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두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그중 하나만 간직해야 한다면
‘살아 있음’의 의미를
더 소중히 여기고 싶다.
많은 시간을 잊고 살았지만
분명한 것은,
버려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하나 둘 생각해 본다.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하여—
나는 12월을 보내며
무엇을 버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