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친구에게 보내는 답신

— 묵은 장맛처럼 깊어지는 우리 우정 —

by Pelex

[프롤로그]

삶의 깊은 맛은, 익어가는 우정에서 나오나니

굽이굽이 돌아온 세월의 강가에서,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잔에 마음을 가득 채우네.

젊은 날의 빛나던 꿈들이 숙성되어 지금의 삶을 만들었듯,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이어진 자네와의 인연은 삶의 깊은 맛과 향을 더해주는 묵은 장과 같네.

친구!

자네의 진심 어린 답장에 코끝이 찡하네.

감당하기 어려운 과찬과 깊은 정감,

정말 고맙네.

초·중·고 동기였음에도 그동안 몇십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버렸지.

돌이켜보면 내 서툰 성격 탓도 컸을 걸세.

자네처럼 귀한 보석을 곁에 두고도 그 빛을 이제야 제대로 알아보았다니,

새삼 미안하고 또 고맙네.

하지만 이렇게 다시 자네와 정서가 통하는 깊은 친구로 마주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감사할 따름이네.

묵은 장맛이 깊은 풍미를 내듯,

우리 우정 역시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네.

특히, 내 아내 역시 자네 부인을 뵙고는

**“오래 만난 친구처럼 낯설지 않고 정감이 간다”**고 하니,

우리 부부의 마음이 한결같다네. ‘

모처럼 만났지만 친근하게 대해 주어 친밀한 정감이 돋았다'는

자네 부인의 말씀을 듣고는 더욱 기뻤다네.

자네 말처럼, 우리네 남은 삶이 얼마나 더 창창하겠는가.

남은 세월만큼은 서로 깊은 정을 나누며 함께 아름답게 늙어가 보세.

**'삶의 고뇌가 기쁨으로 승화되는 남은 여생의 반려자'**

같이 가자는 자네의 말이 참으로 뭉클하네.

인생, 무엇이 그리 대단하겠는가.

자네 얘기대로 지나고 보니 '모두가 도토리 키재기'였을 뿐.

대단할 것도, 바랄 것도 없이 진실한 마음을 흠뻑 주고받으며

서로의 기쁨과 위안이 되어주세.

자네가 일구어 낸 ‘낙향(落鄕)’의 삶은

우리 세대가 꿈꾸던 가장 값진 성공이자 로망이라네.

그 사려 깊은 철학과 사랑이 깃든 인생관을 진심으로 존경하네.

그리고

**“소주 한잔 기울이며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가보세”**

라는 말은 정말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었네.

초대에 깊이 감사하며, 박*규 친구와 날짜를 상의해서 자네를 찾아뵙도록 하겠네.

요즘 그 친구 부부와도 2주에 한 번씩 정겹게 맛집 순례를 하며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네.

자네의 글에 감동하여 Brunch (소금산 나들이)에 댓글로 옮겼는데,

허락 없이 그리했으니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시게나.

앞으로도 자네의 영육 간의 강건함과 평안을 위해 늘 기도하겠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게나.

2025.10.26

Pelex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성남고 26회 — 원주 소금산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