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딘가에 있다는 다행스러움 대하여
12월의 마지막 길목에 서서 지나온 시간을 가만히 복기해 봅니다.
꽃이 피고 지는 것에도, 잎이 물들고 지는 것에도
어느 하나 위대하지 않은 순리가 없음을 이제야 배웁니다.
계절의 끝에서 나를 깨우는 것은 거창한 진리가 아니라,
"잘 지내느냐" 묻는 다정한 한마디였습니다.
세상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정원에는
온통 붉고 노란 계절의 흔적들이 형형색색 피고 지었습니다.
그 꽃만큼이나 예쁜 나뭇잎들이 햇살 아래 눈부시게 부서지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나부끼는 풍경 속에서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변해가는 계절 속에 변치 않는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껴봅니다.
비워내야 할 때를 알고 미련 없이 잎을 떨구는 나무를 보며,
내 마음속엔 무엇이 남았는지 들여다봅니다.
문득, 마음 한편에 그리운 얼굴들이 차오릅니다.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어지는 그런 날입니다.
"별고 없이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
"이 추운 날씨에 몸도 마음도 강건하신지요?"
안부를 전하고픈 친구가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
이 계절에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릅니다.
나의 삶을 염려해 "잘 있느냐" 물어오는 이들이 있고,
나 역시 마음 다해 대답을 건넬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
그 연결된 마음들이 모여,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고마운 사람들...
그 존재만으로도 제게는 큰 힘이 됩니다.
사랑한다는 말의 부끄러움 대신, 따뜻한 행복의 안부를 띄웁니다.
남은 12월,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12월의 끝자락에서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