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면회

“아들과 함께한 하루, 소소원의 기억

by Pelex

2012.4.15.

토요일 새벽 다섯 시.

밤새 싸놓은 음식 바리바리를 들고, 엄마와 함께 안개를 뚫고 장성 상무대로 향했다.

논산훈련소면회 이후 한 달만의 만남이었지.

아내는 마치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사람처럼, 들뜨고 설레는 얼굴이었다.

조금 질투가 나기도 했지만, 그저 웃으며 말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아들을 위병소에서 데려오고는, 담양에 사는 강성남동기가 추천한 ‘소소원’이라는 한옥 펜션으로 향했다.

햇볕에 말린 뽀송한 침구, 반짝이는 주방기구, 구석구석 정성이 담긴 집이었다.

심지어 주인장은 주말마다 황토방을 직접 짓는다고 했다. 다음에 다시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라남도.

대학시절 한려수도 수학여행 이후로 30여 년 만에 온 이곳,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길가에 흔하디 흔했던 들꽃들조차 정겹게 피어있었다.

‘아, 이 꽃…’

기억 속 한 장면이 다시 피어났다.

덕분에 오붓한 가족여행이 되었다.

아마 오늘 밤, 아들과 아내의 웃음소리로 밤이 깊어지리라.

다음날, 산새들이 지저귀며 아침을 알린다.

아침은 주인장 본가에서 대접받았다.

알고 보니 그는 방송에도 나온 향토요리명인 이라 했다.

정성스레 차려진 한상.

그저 먹기엔 아까워, 정성을 함께 삼킨다.

1인분 7천 원 내기에 멋쩍게 5만 원을 냈더니, 주인은 질겁하며 3만 원만 받는다.

돈을 더 내려다 쑥스러운 눈치만 본건 처음이다.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뒹굴던 1박 2일이 금세 지나가고,

귀대 시간이 다가오자 "10분만, 10분만…" 하며 더 있고 싶어 하던 아들의 마음을 뒤로한 채,

밤새 5시간 운전 끝에 집에 도착한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지 낼 수 있었음을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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