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을 맞으며

by Pelex

아침 출근길,

길섶 돌틈 사이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폭염과 물폭탄처럼 몰아친 팔월, 구월을

시원한 바람에 실어 보내고 나니

어느새 가을입니다.

이제는 조용히, 정성껏

시월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그 모진 날들 속에서도

샛노랗게 익어버린 가을.

잎새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

계절은 변함없이 흐르고,

변한 건 오직 나의 세월뿐.

햇살 한 줄기,

산모퉁이를 돌아 흐르는 계곡을 비추고,

그 틈에 반짝이는 보석 같은 물 한 모금에

초가을의 숨결을 느껴봅니다.

흘러간 세월, 지나간 날들.

이 초가을엔 지친 마음을 씻고

조금은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문밖에 서성이는 가을,

이제는 가슴을 활짝 열고

맞이해야겠습니다.

어김없이,

가을이 또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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