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by Pelex

만추의 가로수 아래

낙엽들이 스산히 바람에 날리고,

가로등 불빛은 차갑게 쏟아집니다.

저물어가는 세월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듯 내려앉습니다.

퇴근길 저녁,

마음 한편에 외로움 하나 더 얹어 걷습니다.

하루의 무게가 버겁던 날,

빛바랜 낙엽을 밟으며

흐느적거리는 발걸음,

축 처진 어깨 위로

가을바람이 스며듭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마음 통하는 친구 하나 불러

허름한 목로주점에 앉고 싶습니다.

가슴속에 숨겨둔

아리고 시린 삶의 애환들을

한 잔 술에 털어놓으며,

만추의 밤을 함께 취하고 싶습니다.

초승달마저

을씨년스러운 하늘에 걸려

심금을 울립니다.

이 가을밤,

참 많이 외로운가 봅니다.


퇴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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