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가르쳐준 세 가지
어느 날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 딸이 이민을 가는데, 마땅히 맡길 데가 없어. 혹시 강아지 한 번 길러보지 않을래?”
평생 강아지를 길러본 적도 없었고, 가족들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다니는 사람들조차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랬더니 지인이 한마디 덧붙였다.
“딸아이가 좋아할지도 모르잖아. 한번 얘기나 해봐.”
결국 가족회의 끝에, 딸아이를 위해 데려오기로 했다.
그 강아지의 품종은 ‘장모 치와와’란다.
솔직히 나는 그때까지 치와와가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다.
강아지를 이렇게 유심히 본 것도 처음이었다.
3개월이 흘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놈, 요물인가, 영물인가.
온갖 재롱을 부려대고, 마치 새로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것처럼 온 가족이 빠져들었다.
늘 대화 없던 우리 집에 웃음이 돌고,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여전히 뒷전이었다.
이제는 완전한 4순위다.
심통이 나서 아무도 없을 때 살짝 혼을 냈더니,
그날 이후로는 나랑 눈도 안 마주치고, 아예 상대도 하지 않는다.
‘이런 제기랄… 강아지마저 나를 무시하는 건가.’
미안했다.
잘못했다.
용서해라.
그런데 웬걸.
토라진 아내 달래는 것보다 이놈 달래기가 더 어렵다.
나는 요즘 강아지에게 배운다.
♡ 화를 내지 말자.
♡ 용서하자.
♡ 사랑하자.
이렇게 나도 조금씩 변해간다.
강아지와 함께, 천천히,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