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처럼 살라

by Pelex

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속이 빈 것은

욕심을 덜어내어 가슴을 비우라는 뜻이었다.

또한 사람마다 좌절, 갈등, 실수, 실패, 절망, 아픔, 병고, 이별 같은

‘마디’가 없으면 우뚝 설 수 없다는 뜻이었다.

— 김홍신, 『인생사용설명서』 중에서


참,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간사할까요?

예전, 내 사업을 할 땐

얽히고설킨 일들이 왜 그리도 힘들고 어려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월급쟁이의 입장이 되어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며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건 어쩌면,

'내 돈'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안도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 실타래를 내가 풀어냈다는 사실이

나도 모르게 자존심을 살려줍니다.

발주처, 감리, 설계사무소, 협력업체, 시공사와의 회의에서

내 철 지난 경험들이 다시 쓰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예전에는 작은 문제를 해결할 때도

‘당연하다’며 스스로를 대단치 않게 여겼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도 아직은 쓸모 있는 사람인가 봅니다.

모든 것을 다시 해야 할 만큼 어렵던 일이었는데,

그들이 내 경험을 선택해 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홍신 작가님의 글을 다시 읽으며,

내 마음도 새롭게 다잡아 봅니다.

다가올 추석,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넉넉한 명절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남산 중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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