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억, 겨울의 온기

by Pelex

어느 봄날

동네 어귀에

봄이 온 듯한데,
잠깐 스친 봄바람에
꽃잎은 눈처럼 날리고 있네.

꽃잎 하나 손에 쥐고
홀로 동산 오솔길을 오르다,
바윗돌에 걸터앉아
뾰족이 내민 꽃샘물에 눈이 홀려
봄 한창이 떠오르네.

긴 겨울밤

이 추운,
긴 겨울밤엔
자리 한편의
작은 골방이라도
구들장 따끈하게 덮어 놓고,

숨겨둔 내 작은 여인을 불러내어
추운 바깥을 핑계 삼아
밤새도록 겹쳐 누워
도란도란 속삭이고 싶어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애지중지 키운 늦둥이 아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