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겨울
가을걷이가 끝난 뒤, 텅 빈 들녘에 서면
어느새 스산한 바람이 초겨울을 불러옵니다.
아쉬움과 그리움 속에서도,
늘 새롭게 계절을 맞이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뒤
텅 빈 들녘엔
지나버린 인생사처럼
허허롭게 서성이다 떠나는
떠나는 가을의 뒷모습을 보며
때늦은 연민의 그리움을 품고 있습니다.
초겨울 허한 벌판
여백을 채우는 스산한 바람이
숨 가쁘게 달려와
새로운 계절을 재촉합니다.
삶에 늘 아쉬움을 채우며
살아가는 세월만큼
온몸에 스며든 기억은
아픔도 기쁨도 슬픔도
수많은 그리운 사연
다 잊어버리고
항상 새로운 듯이 맞이합니다.
2018.11